지자체장 절반가량 ‘침묵’… 총선 앞두고 중앙정치권 ‘눈치’ [집중취재]
지역 정체성·특성 살린 맞춤형 정책 필요 목소리도
부천 문화 콘텐츠·안산 대학 협업 스마트허브 조성
가평 의료 인프라 구축·이천 다양한 청년 정책 강조
'서울 편입’ 도내 시장·군수 생각은
‘경기도 지자체 서울 편입’ 추진에 상당수 지자체장이 무응답으로 침묵했다.
일각에선 여야 정당 소속 시장·군수들이 중앙정치권의 정책기조를 의식해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중앙정치권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8일 경기일보가 도내 단체장 3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기도 지자체 서울 편입’ 찬반에 대해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이동환 고양특례시장, 신상진 성남시장, 주광덕 남양주시장, 이민근 안산시장, 김경일 파주시장, 김동근 의정부시장, 방세환 광주시장, 이현재 하남시장, 박승원 광명시장, 이권재 오산시장, 김성제 의왕시장, 이충우 여주시장, 신계용 과천시장 등 14명이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가 ‘경기도 지자체 서울 편입’을 놓고 정치적 문법으로 해석하고 있어 정당 소속 시장·군수 입장에선 주민들의 입장도 충분히 들어야 하지만 정치적 셈법도 감안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지역 정체성 살리는 프로그램 개발해야
이런 가운데 도내 지자체별 국가균형발전론 차원에서 주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100만명 이상의 대규모 인구를 둔 특례시 등의 경우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차별화된 복지서비스 등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수원은 인구 100만명 이상의 특례시로, 국가균형발전의 국정기조에 맞춰 지역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을 선도하고 특례시의 권한 확보를 통해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행정복지 서비스의 지속적인 사무 이양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지역 정체성 확보를 위해 광역교통망 구축에 올인하는 지자체도 있다.
안양시가 대표적으로 최대호 시장은 “안양시는 서울·경기 남부권 광역철도망 구축에 중요한 연결 도시로 스마트하고 콤팩트한 도시 조성을 위해 현재 운행 중인 수도권 전철 1호선과 4호선 이외에 월곶~판교선(경강선), 인동선(인덕원~동탄), GTX-C 노선(인덕원역), 신안산선 등 4개 노선을 추가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독특한 콘텐츠 및 대학과의 협업도 추진돼야
지역만의 독특한 콘텐츠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영화와 만화, 애니메이션, 비보이 등 4대 국제문화축제와 아트센터, 아트벙커B39 등 문화 콘텐츠, 인프라가 탄탄하게 갖춰진 문화도시를 조성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능동적인 민관협업의 일환으로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온(溫)스토어’ 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도록 주민들이 온라인으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대학과의 협업으로 스마트허브를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안산의 정체성을 구현하기 위해 지역 내 기업 1만1천여곳과 대학이 공동으로 수도권 최대 규모의 스마트허브로 조성하고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와 안산사이언스밸리 일원에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해 행정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내 부족한 의료 인프라 구축과 기후위기에 대비한 정책 시행도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형덕 동두천시장은 “GTX-C 노선 연장과 제생병원 조기 개원 및 의대 설립 등이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고, 임병택 시흥시장은 “시화를 중심으로 국제환경포럼을 개최하고 환경교육도시를 구축하며 온실가스 감축 등 다양한 탄소중립정책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서태원 가평군수도 지역에 부족한 의료시설 해결을 위해 기평의료원 설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청년층 배려한 시책 반영도
역동적인 청년정책 시행도 제시됐다.
김경희 이천시장은 “청년인구 비중이 전국 평균(19%)에 비해 19.5%로 높은 만큼 청년들의 능동적인 사회 참여 기회를 보장하고 자립 기반 마련을 위해 복합문화공간인 청년일자리카페 e-room 등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신상진 성남시장과 백영현 포천시장, 전진선 양평군수 등은 각각 맨발 황톳길 및 생태문화공원 조성, 한탄강 세계지질공원과 세계정원 등 수도권 제일 힐링도시 조성과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세미원의 국가정원 승격사업(공원 면적 30만㎡로 확대 포함) 등을 제시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경기도의 실질적 도시권역이 행정구역으로서 합리적으로 수용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경기도라는 애매한 행정구역보다는 서울 대도시권과 실제적 연계를 통한 행정체계 개편이 더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며 “지자체 특성을 살린 시책도 적극 개발해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김영호 기자 ho392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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