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에 좌절된 엑스포 꿈…응원 나선 부산시민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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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새벽 1시20분께 대형화면을 보며 부산 동구 범일동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응원전을 펼치던 1천여명의 부산시민은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 장소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결정되자 장탄식을 내뱉었다.
부산시가 응원전 시작 전 시민들에게 나눠준 엘이디(LED·발광다이오드) 부채를 땅바닥에 떨어뜨린 채 멍한 표정의 시민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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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시장 “실망하고 있을 시간 없다” 재도전 뜻 밝혀
“아…”
29일 새벽 1시20분께 대형화면을 보며 부산 동구 범일동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응원전을 펼치던 1천여명의 부산시민은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 장소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결정되자 장탄식을 내뱉었다. 일부 시민은 안타까운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부산의 패배는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막상 탈락의 고배를 마시자 부산시민들은 충격을 받는 모습이다. 부산시가 응원전 시작 전 시민들에게 나눠준 엘이디(LED·발광다이오드) 부채를 땅바닥에 떨어뜨린 채 멍한 표정의 시민도 보였다.
부산시민들은 부산이 탈락한 것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다시 재도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아무개(54)씨는 “두 번 다시 오기 힘든 기회인데 유치하지 못해 아쉽다. 하지만 부산항 북항 등 부산의 발전이 약간 늦어질 뿐이라고 본다. 다음 기회를 다시 노려봐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아무개(24)씨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머니 공세도 이유로 꼽을 수 있겠지만 윤석열 정부가 무능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일단 결과를 받아들이고 다음번에 부산이 또다시 도전하면 된다. 다시 힘내어 일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하아무개(70)씨는 “너무 섭섭하고 안타깝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정부가 다시 추진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범시민유치위원회 등 4개 단체가 공동 주최한 응원전은 이날 저녁 8시30분부터 시작됐다. 1천여명의 시민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 총회가 끝날 때까지 틈틈이 발광다이오드 부채 1천여개와 ‘오늘, 부산이다’ 문구가 새겨진 손 깃발을 흔들며 “부산에 유치해” “됐나 됐다” “11월28일은 부산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부산시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부산이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리야드가 선정됐다고 발표하자 사무실 곳곳엔 침묵이 흘렀다. 부산시청 7층 영상회의실에서 부산시 유튜브를 통해 파리 총회를 지켜보던 3급 이상 간부 20여명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한 간부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뒤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랐는데 끝내 뒤집기를 못해서 애석하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국제박람회기구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로 날아간 박형준 부산시장은 패배 직후 “부산이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하지 못했다. 아쉬운 결말을 드리게 되어 송구하다. 그런데도 세계에 부산을 알리고 세계 여러 나라와 부산이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최선을 다했고 너무나 잘해왔다. 세계박람회 무산에 실망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정부와 부산시민들과 충분히 논의해서 2035년 세계박람회 유치 도전을 합리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세계박람회 도전에 재수하겠다는 뜻이다.
29일 새벽 부산의 공기는 유달리 차가웠다. 부산 유치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시민회관에 설치한 ‘꿈은 이루어진다’ ‘오늘, 부산이다’는 글이 적힌 펼침막만 쓸쓸히 내걸려 있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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