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돌려달라” “그건 좀”…정상회담도 당일 전격취소

진영태 기자(zin@mk.co.kr) 2023. 11. 29.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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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그리스 정상회담이 당일 전격취소됐다.

영국이 보유하고 있는 그리스의 고대유물 반환을 놓고 양측 갈등이 폭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영국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그리스 유물 '파르테논 마블스' 반환 문제로 갈등을 빚은 여파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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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그리스 고대유물 반환 놓고
갈등폭발에 정상회담 당일 취소
영국 박물관에 전시된 파르테논 마블스. [로이터 = 연합뉴스]
영국과 그리스 정상회담이 당일 전격취소됐다. 영국이 보유하고 있는 그리스의 고대유물 반환을 놓고 양측 갈등이 폭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시기간) 영국 가디언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몇 시간 후로 예정된 정상회담을 갑자기 취소했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영국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그리스 유물 ‘파르테논 마블스’ 반환 문제로 갈등을 빚은 여파로 보고 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수낵 총리와 가자지구,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 이민자 문제 등 국제사회 주요 과제와 함께 ‘파르테논 조각들’에 대해 논의하는 기회를 갖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파르테논 조각들에 대한 그리스의 입장은 잘 알려져 있다”며 “자신의 입장이 옳고 타당하다고 믿는 사람은 논쟁을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파르테논 마블스’는 그리스가 오스만제국에 점령됐던 19세기 초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에서 떼어간 대리석 조각들이다. 당시 오스만제국 주재 영국 외교관이었던 ‘엘긴 백작’ 토머스 브루스가 가져가서 ‘엘긴 마블스’로도 불린다.

그리스는 이 유물을 도난당했다는 입장이지만 영국은 이를 부인하며 그리스의 반환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과거부터 파르테논 마블스는 정부가 아닌 박물관 소유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수낵 총리도 유물 반환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초타키스 총리는 지난 26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모나리자’를 절반으로 잘라 반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나머지 절반을 영국 박물관에 둔다면, 그 작품의 아름다움을 관람객들이 감상할 수 있겠나”라며 이번 회담에서 유물 반환을 요청할 것임을 내비쳤다.

정상회담을 취소한 영국 총리실은 “양국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답변과 함께 올리버 다우든 부총리와의 면담을 주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초타키스 총리는 다우든 부총리와의 회담을 거부했다.

미초타키스 총리와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 키어 스타머 대표와의 회담은 정상진행됐다. 노동당 대변인은 “영국과 중요한 경제 관계를 지닌 유럽의 우방을 총리가 만날 수 없다면, 이는 그가 영국이 요구하는 진지한 경제적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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