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다가가면 사우디가 낚아채” 최종 PT 직전 로비는 전쟁터였다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앞둔 28일(현지시각) 최후 프레젠테이션(PT)은 당초 예상보다 1시간이나 늦춰졌다. 이는 유치전에 나선 한국 대표팀과 경쟁국에게는 막판 지지를 호소할 절호의 기회나 다름없었다.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가 열린 ‘팔레 데 콩그레’ 로비는 말 그대로 총성 없는 전쟁터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후보국의 대표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해 교섭 활동을 펼치면서 유치 경쟁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탈리아가 막판 사실상 포기 의사를 내비치면서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2파전으로 좁혀진 분위기에서 특히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신경전이 치열했다.
경쟁국간 로비에 들어서는 각국 대표들에게 먼저 인사하기 위한 눈치 싸움이 치열했다. 우리나라와 사우디 측 관계자들은 BIE 회원국 대표단이 오찬을 마치고 총회장으로 다시 들어올 때마다 ‘부산’, ‘리야드’를 목청껏 외치기도 했다.
특히 히잡을 쓴 사우디 측 젊은 여성들과 남성이 한국 대표단 앞을 가로막아 BIE 회원국 대표단과의 접촉을 방해하는 일도 수시로 벌어졌다. 한국 대표단과 얘기하는 BIE 회원국 대표들의 팔뚝을 툭툭 건드려 돌아보게 한 뒤 총회장 밖으로 데려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장성민 대통령 특사 겸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은 “지금 상황을 보시라. 사우디가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 우리에게 오는 사람을 곧바로 낚아채서 밖으로 나가지 않느냐”며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 역시 “지금 사우디가 한 명씩 데리고 나가는데 이런 불투명한 상황 때문에 끝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지금으로선 예상 불가”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된 듯 박 시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잔뜩 묻어났다. 최 회장은 ‘좋은 꿈 꿨느냐’는 물음에 “그렇다”면서도 “꿈 얘기를 하며 부정 탈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정 회장도 결과는 모르겠다면서 “잘 돼야죠.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며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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