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탄핵안까지...예산안, 또 법정시한 넘길듯

조성은 입력 2023. 11. 2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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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법정시한 나흘 앞두고 野, 탄핵안 재발의
與 "예산안 위한 본회의" 반발

28일 여야가 협상을 이어갔으나 오는 30일과 다음달 1일 예정됐던 본회의 개의 여부를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왼쪽부터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김진표 국회의장,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내년도 예산안 심사 시한을 나흘 앞둔 28일 여야가 충돌하면서 올해도 법정시한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을 재발의하면서 본회의 개의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민주당은 탄핵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예정된 본회의가 예산안 처리를 위한 일정인 만큼 예산안 합의가 먼저라고 맞서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본회의 일정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나 "의미 있는 건 없었다"면서 '본회의를 열면 안 된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짧게 답했다. 앞서 여야는 오는 30일과 1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한 바 있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 기한은 다음 달 2일까지다. 예산안은 국회 각 상임위원회의 예비심사를 거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본심사 뒤 본회의에 부의되는데 예결특위 본심사는 오는 30일까지다. 심사시한을 넘기면 정부 원안이 자동으로 오는 1일 본회의에 부의된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고의로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여야는 아직 예결특위 심사를 마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 27일부터 예결위원장과 여야 간사, 예결위 수석전문위원, 기획재정부 차관 등 5명만 참여하는 예산심사소소위를 구성해 심사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 13~24일 감액심사를 진행했으나 검찰·국가정보원 등의 특수활동비와 연구개발(R&D) 예산 등 쟁점 사안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다.

예산 심사가 한창인 가운데 민주당이 탄핵안을 다시 꺼내 들면서 본회의 개의 여부는 더욱 어려워졌다. 민주당은 이날 이 위원장과 손·이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 의안과에 다시 제출했다.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보고하고 다음 날인 12월 1일 본회의에서 표결하겠다는 방침이다. 탄핵안 보고와 처리를 위해 본회의가 연달아 열리는 이번이 아니면 사실상 정기국회 내 탄핵안 처리는 어렵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9일에도 같은 탄핵안을 발의한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전격 취소하면서 처리가 불발되자 탄핵안을 철회했다. '부결된 안건은 회기 중 다시 발의하지 못한다'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피하기 위해서다.

예산 심사가 한창인 가운데 민주당이 이동관(사진) 방송통신위원장과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을 재발의하면서탄핵안을 다시 꺼내 들면서 본회의 개의 여부는 더욱 어려워졌다. 본회의 개의를 막기 위해 국민의힘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불발시켰다. 28일 국민의힘이 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할 수 있도록 '2+2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으나 민주당은 '법사위부터 열라'고 일축했다. /남용희 기자

불똥은 민생법안에 튀었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는 민생법안 130여 건이 표결을 기다리고 있다. 법안은 법사위에서 통과돼야 본회의에 부의된다. 법사위가 열리지 않아 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본회의에 상정할 안건이 없게 된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는 안건이 없으니 본회의 개의 이유도 없다는 입장이다.

법사위는 지난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민생 법안 등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이 이 위원장 탄핵안을 재추진할 방침을 밝히자 이에 반발해 회의에 불참했다. 이에 따라 다음날인 23일 예정됐던 본회의도 개의하지 못했다.

이날 회동에서 윤 원내대표는 '2+2 민생법안추진협의체'를 제안했으나 홍 원내대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2 협의체'는 양당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여해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유통산업법, 중대재해처벌법, 1기신도시특별법 등 시급한 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하기 위한 임시 기구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기국회, 예산국회를 마무리할 단계에 접어들었는데 정작 민생을 위해 경제회복을 추진해야 할 법안에 대한 양당 간 논의가 뒷전에 밀려있다"며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어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앞으로) 예산, 탄핵, 국정조사, 쌍특검 등 그야말로 국회가 북새통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양당이 공히 정신 차리고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민주당에 절박한 심정으로 요청드리는 것"이라고 거듭 촉구했다.

지난 10월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 /이새롬 기자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먼저 열라"며 일축했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열고 '2+2 협의체' 제안에 대해 "지금 법사위에는 민생법안 130여 건이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나. 법사위나 먼저 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법사위에서 통상적인 심사만 이뤄져도 이들 법안을 30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다"며 "그런데도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비리 검사 방탄을 위해 법안 심사를 위한 법사위를 멈춰세웠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예산용 본회의를 정쟁용 본회의로 악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30일 본회의는)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라며 "2012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예산안에 대한 합의 없이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강행한 적이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김 의장을 향해서도 "민주당에 부화뇌동해서 탄핵을 위한 '정쟁용 본회의'를 열어준다면 그런 국회의장이야말로 자격미달이자 탄핵감"이라며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산안에 탄핵안까지 맞물려 여야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는 법정시한인 다음달 2일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법정시한까지 예산안 처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여야 원내대표 협상으로 넘어간다. 여야대치가 장기화할 경우 정기국회가 끝나는 다음달 9일을 넘길 수도 있다. 지난해엔 법정기한을 22일 넘긴 12월 24일 올해 예산안이 통과됐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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