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폐허 극복한 부산의 저력 공유”… ‘연대의 엑스포’ 역설 [엑스포 개최지 선정]

오성택 2023. 11. 28.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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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PT 5인 연사 나서
한덕수 ‘협업 파트너 한국’ 제안
공적 개발 원조 예산 확대 약속
반기문 “인류 생존 해법 모색”
최태원·박형준·나승연, 꿈 강조
조수미·이정재 등 응원영상 선봬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가 결정된 28일(현지시간) ‘원팀 코리아’는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장에서 우리 국민의 유치 열망과 부산의 매력을 세계에 알렸다. 전쟁 폐허를 극복한 나라로서 엑스포를 통해 세계와 연대하고 인류 공통의 과제를 고민하려는 진정성을 전하며 회원국 대표들에 호소했다.

총회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시작돼 BIE 자체 의제를 처리한 뒤, 오후 2시40분부터 유치 신청국들의 5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이 진행됐다.

2030년 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위한 투표가 진행된 BIE 총회장은 취재진을 비롯한 일반인들의 출입이 전면 통제된 가운데, 방송사 카메라들이 출입문 앞에 하루종일 진을 치고 있었다.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2030 세계박람회 유치 경쟁국 간 최종 프레젠테이션(PT)에서 나승연 부산 세계박람회 홍보대사(왼쪽부터),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한덕수 국무총리, 박형준 부산시장,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각각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시가 총회장 인근 카페를 임대해 마련한 부산엑스포 홍보존 ‘비스트로 부산’ 앞에는 갓과 한복을 차려입은 외국인 서포터즈들이 ‘월드엑스포 2030 부산 코리아’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부산 이즈 레디(부산은 준비됐다)’를 연호했다. 또 LED 전광판으로 부산엑스포를 홍보하는 대형 버스가 총회장 주변을 순회하며, 파리 시민들의 시선을 끌었다.

현대차가 부산엑스포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특별 제작한 전기차 아이오닉6와 기아 EV6가 BIE 총회장 주변을 돌았다. 반면 사우디는 인공 야자수를 심은 화분을 총회장 주변에 설치해 한국에 비해 단촐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이날 BIE 본부에서 열린 제173차 총회에서는 약 180개 회원국 대표들이 무기명 비밀투표로 2030년 엑스포 개최지를 선정했다. 투표에 앞서 최종 5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은 유치신청서 접수 순으로 부여받은 기호에 따라 1번인 한국이 먼저 경쟁 PT의 포문을 열었다.

우리 측 연사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위원장인 한덕수 국무총리, 유치위 공동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나승연 부산엑스포 홍보대사 등 5명이 나섰다.

첫 연사로 나선 박 시장은 부산시 캐릭터인 ‘부기’, 외국인 글로벌서포터즈 ‘엑스포 프렌즈’와 함께 부산이 가진 매력을 소개했다. 이어 나 홍보대사가 1993년 대전엑스포에서 우주비행사를 만난 후 인생의 행로가 바뀐 박지우 미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을 소개하며 엑스포가 아이들의 꿈을 바꾸고 전 세대의 비전을 형성하며, 인류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산과 한국은 이 꿈들을 실현하기 위해 ‘자연과 지속가능한 삶’, ‘인류를 위한 기술’, ‘돌봄과 나눔’에 초점을 맞춘 엑스포를 열겠다고 제안했다. 다음으로 연설에 나선 최 회장은 국제사회를 위한 맞춤형 솔루션 플랫폼 ‘WAVE’를 거론하며 부산엑스포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인류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이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2030 세계박람회 유치 경쟁국 간 최종 프레젠테이션(PT)에서 아름답고 자유로운 글로벌 축제의 도시, 부산의 매력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과거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에 보답하고자 하는 진심으로 엑스포 유치전에 나섰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한국전쟁 참전 용사와 손녀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다룬 영상을 상영하기도 했다. 뒤를 이어 한 총리는 ‘협업 파트너로서의 대한민국’을 주제로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확대, 역대 최대 금액의 개도국 지원 등 세계박람회 전 단계에 걸친 세심한 지원을 약속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반 전 총장은 유엔에서의 경험과 연계해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유엔의 지속가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부산세계박람회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 일하면서 ‘파리기후변화 협약 도출’과 유엔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수립‘ 등 2가지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며 “인류와 지구의 생존을 위해 행동해야 하고, 그것이 새로운 시대정신을 모색하는 엑스포의 주어진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는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인 지휘자 정명훈과 소프라노 조수미, 배우 이정재와 K팝 스타들이 등장하는 응원 영상도 상영했다. 이날 프레젠테이션은 한국, 이탈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순서로 국가당 약 20분씩 진행됐다.

모든 국가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약 15분의 장내 정리 시간 후 곧바로 최종 투표가 실시됐다. BIE 회원국 대표들은 약 40분간의 신분확인을 거쳐 총회장에 입장했고, 각국 대표들에게 전자투표기가 배부됐다.

국내에서도 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열기가 뜨거웠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원 팀 코리아(One Team Korea)는 오늘 자정이 지나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지금도 부지런히 뛰고 있다”고 격려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50회 국무회의에 추경호 부총리와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부산엑스포는 저희가 대한민국의 균형 발전과 비약적인 성장을 위해서 강력히 추진해왔던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전 세계 170여개 국가들과, 저 자신도 150개 이상의 국가 정상들과 일일이 양자 회담으로 접촉하면서 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 반 동안 민관이 원팀이 돼서 부산엑스포를 향해 뛰었다”며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더 많은 친구를 얻게 됐고, 전 세계는 대한민국의 민관 원팀의 가동 체계를 보고 대한민국의 역동성과 잠재력에 많이 인상적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오성택 기자, 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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