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밀실로 넘어간 예산안, 짬짜미·졸속 심사 되풀이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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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또 밀실로 넘어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해 위원장과 여야 간사 등 5명만 참여하는 '소(小)소위원회'에서 그제부터 657조원의 예산안을 심사하기로 했다.
원래 예산안은 각 상임위가 예비심사를 한 뒤 예결특위 본심사를 거쳐 본회의로 넘어가는데 이번에도 여야가 합의를 못 해 밀실에서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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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면제’ SOC사업 추진 44조 우려
나랏돈 불요불급한 곳에 쓰면 안 돼
소소위는 법적 근거가 없어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속기록이나 회의록도 남기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여야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나눠먹기식이 될 공산이 크다. 여야가 적당히 타협할 예산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역사랑상품권(7053억원), 소상공인 에너지요금 대출이자 지원(2조2916억원), 새만금 사업(5391억원), 3만원 청년패스 예산(2900억원)과 국민의힘의 대학생 천원의 아침밥, 명절 기간 전 국민 대상 반값 여객선 운임 등이 그런 유의 예산이다. 이런 식이니 소소위는 예산안 법정처리시한(12월2일)을 보고 시늉만 하다 적당히 타협할 것이다. 이번에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터라 선심성 예산을 무조건 늘리고 보자는 구태가 심해질 게 뻔하다. 지역사업 관련 쪽지예산이 난무할 것이란 우려가 벌써 나온다.
예비 타당성 평가 없이 밀어붙이는 여야의 SOC사업도 별반 다를 바 없다. 여야는 얼마 전 11조원이 투입되는 달빛고속철도 건설, 수도권철도 지하화사업 등을 특별법으로 합의처리했다. 대구∼광주를 잇는 달빛고속철은 일반고속철에 비해 불과 2분 빠르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야 의원 261명이 동참했다니 이를 어떻게 봐야 하나. 앞서 지난 4월에는 20조원이 드는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광주군공항 건설 사업도 같은 방법으로 처리했다. 원수처럼 싸우다가도 표가 된다 싶은 사업에는 여야가 무슨 작전이라도 펴듯 일사천리다. 올 들어서만 예비타당성 조사 없이 추진키로 한 SOC사업 규모만 44조원에 이른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내년도 나랏빚이 12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돈을 써야 할 곳은 많고 세수는 줄어든 만큼 나라 살림을 형편껏 해야 한다. 나랏돈을 불요불급한 곳에 쓰는 일은 없어야 한다. ‘표퓰리즘’이 득표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소소위 위원들이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지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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