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집 채소는 왜 얼어 있어?” “싸니까”…냉동식재료 인기라는데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2023. 11. 28.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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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육 이어 망고·대파까지 ‘냉동’ 인기
냉장보다 최대 30% 저렴하고 보관용이
1인가구 수요도 크게 늘며 매출 급상승
이마트 냉동 과일. [사진 출처 = 이마트]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2인 가정의 주부 정 모씨(38세)는 최근 냉동 망고, 냉동 삼겹살 구매가 늘었다. 냉동 망고로 평소 망고주스를 만들어 마시길 좋아하는데, 냉동은 필요한 만큼 사용 후 다시 보관이 쉽기 때문이다. 정 씨는 “냉동 삼겹살의 가격이 냉장 제품과 비교해 20~30% 저렴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고물가에 식재료 가격이 치솟자 채소·과일도 비교적 저렴한 냉동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이마트 식품 매장에선 1년 사이 냉동 채소·과일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고객들이 신선함이 중요한 채소나 과일도 저렴한 냉동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1월 한 달간(27일까지) 냉동 과일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했다. 특히 냉동 망고의 성장세가 무섭다. 이달 이마트에서 생망고 매출은 5% 증가했지만, 냉동 망고는 102% 증가했다. 블루베리도 생블루베리와 냉동 블루베리 매출이 각각 5%씩 같이 늘었다.

냉동 과일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가격이 저렴해서다. 이마트 기준으로 생망고의 100g당 가격은 1331원인데 비해 냉동 망고는 1190원이다. 냉동 망고가 생망고에 비해 약 10.6% 저렴한 셈이다. 블루베리의 경우도 냉동이 냉장보다 약 60%나 저렴하다. 생블루베리의 100g당 가격은 2575원인 데 반해 냉동 블루베리의 가격은 1027원밖에 되지 않는다.

홈플러스 매장에서도 3개월 간(8월 20일~11월 19일) 냉동 과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특히 냉동 딸기와 냉동 블루베리는 각각 67%, 20%씩 매출이 늘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일반 블루베리 가격은 냉동 블루베리 대비 2배 가량 높다. PB 냉동 블루베리 대비해선 3~4배 더 비싸다.

냉동 채소의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의 냉동 대파 매출은 11월 한 달간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 마늘의 경우엔 7% 늘었다. 냉동 채소는 보통 생채소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찌개용 등으로 손질해 나오기에 조리도 편하다. 게다가 냉동실에 두고 오래 먹을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가성비 냉동 채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홈플러스에선 냉동 간식의 인기도 두드러진다. 냉동 붕어빵 매출은 이달(19일까지) 3000% 가까이 늘었다. 냉동 호떡도 64% 늘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 붕어빵 가격이 한 개에 천원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냉동 붕어빵 상품을 지난해에 비해 두 배로 늘렸다”며 “냉동 붕어빵의 인기는 폭발적”이라고 말했다.

채소, 과일 같은 먹거리의 생명인 신선함을 포기하고 냉동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느는 건 채소·과일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어제였던 27일 기준으로 보면 대파 1kg의 평균 가격은 4095원으로 전년 동기였던 3410원에 비해 20.1% 증가했다.

이런 추세는 1인 가구 수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바쁜 직장인 등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냉동 과일이나 조각 과일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고기류 먹거리도 냉동이 대세가 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냉동 한우 매출은 올해 11월까지 54% 성장했다. 11월 한달간 성장률은 155%에 이른다. 냉동 돈육 역시 올해 매출이 21% 올랐다. 11월만 따져보면 40%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최근 6개월(5월 20일~11월 19일) 냉동 돼지고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0%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 측이 물가안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단풍상회’ 상품을 선보인 게 냉동 돼지고기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식당에서 판매하는 삼겹살 1인분(200g) 가격은 1만9253원이다. 전년 동월(1만8851원) 대비 2.1% 올랐다. 대표 외식 메뉴인 삼겹살 가격이 비싸진 만큼 집에서 저렴하게 먹으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채소나 과일 등 냉동 식품도 최근 들어선 영양 파괴의 부담이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이영은 원광대 식품영영학과 교수는 “채소나 과일은 85%~95%에 달하는 수분함량 때문에 쉽게 부패할 수 있다”며 “최근엔 냉동 건조 기술 발달로 냉동이라도 영양소 파괴 없이 맛과 영양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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