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XXX같은” 욕설 회의... 카카오 임원 “문제점 지적하다 실수”

안상현 기자 2023. 11. 28.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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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페이스북에 올린 반박 입장문/페이스북

최근 사내 회의에서 욕설을 해 논란이 불거진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28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반박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욕설 경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카카오 내부에 산적한 문제도 거침없이 폭로했다.

김 총괄은 지난 22일 오후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가진 내부 임직원 회의에서 ‘여긴 문제 되는 사람들만 모여 있다’는 취지의 비속어가 섞인 거친 욕설을 해서 카카오 내부를 크게 술렁이게 했다. 위기에 빠진 카카오의 내부 쇄신을 위해 지난 9월 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직접 데려온 인물인데다가, 네이버 공동창업자 출신으로 발달장애인 고용 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인물로 대외적 신망이 높아 충격을 줬다.

김 총괄은 욕설이 나온 당시 회의를 ‘문제의 제주도 회의’로 지칭하며 모두 임원과 부서장으로 이뤄진 7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김 총괄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카카오 본사가 있는 제주도 부지 개발 사업과 관련해 논의하는 자리로, 그는 본사 부지에 ‘지역상생형 디지털 콘텐츠 제작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 28명(카카오스페이스 직원)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회의에 참석한 한 임원이 이미 정해진 (하청)업체가 있다며 김 총괄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김 총괄은 이 과정에서 약 10분간 언쟁이 계속됐고, 해당 임원이 결재나 합의 없이 해당 업무의 외주 업체를 선정했다는 사실과 이런 발언에도 아무 말 없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 700억~800억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그냥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데 모두들 가만히 있는가?”라며 “이런 XXX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회사에서 이미 고용을 하고 있는 팀을 쓰라는 거잖나”라며 “내부 팀이 있는데 외부 업체를 추가 비용을 들여서 결재도 없이 쓰자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되물었다.

김 총괄은 이밖에 카카오에서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가령, 직책이나 경력에 안 맞게 들쭉날쭉 다른 연봉체계와 데이터센터 및 서울아레나 사업에 대한 비리 제보,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과 그에 대비되는 열악한 직원들 휴양 시설, 제주도 본사의 부족한 보육 시설 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언급했다.

그는 게시글 말미에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며 “그에 따르는 책임은 온전히 제가 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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