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희의 매크로VIEW] 미국엔 투자 대기자금이 최대로 쌓였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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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머니마켓펀드(MMF)의 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기사가 있었습니다.
언제든 입출금할 수 있어 투자 대기 자금으로 여겨지는 MMF의 잔액이 '역대급'으로 쌓였다고 하니까, 투자자들은 이제 이 현금을 주식과 채권으로만 옮겨 담으면 곧 강세장이 올 것이라며 설레발을 참지 못합니다.
그는 "은행 예금보다 MMF에 돈을 넣어두는 것이 수익이 더 낫다는 인식이 개인이나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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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머니마켓펀드(MMF)의 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기사가 있었습니다.
언제든 입출금할 수 있어 투자 대기 자금으로 여겨지는 MMF의 잔액이 '역대급'으로 쌓였다고 하니까, 투자자들은 이제 이 현금을 주식과 채권으로만 옮겨 담으면 곧 강세장이 올 것이라며 설레발을 참지 못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연내 금리 추가 인상은 어려울 것 같고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도 조금 꺾이니까 다들 돈꾸러미를 대기시켜 놓고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걸까요?
WSJ에 따르면 이달 26일(현지시간) 현재 MMF 잔액은 5조7300억달러(약 7500조원)로 역대 최대 수준입니다. 올해 들어서만 1조달러가량 불어났다고 합니다. WSJ은 이 같은 현상이 곧 증시 활황으로 이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그런데 원론적으로는 MMF 자금은 주식투자를 위한 대기자금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MMF는 금리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단기 운용자금입니다. 올 들어 MMF 중에서도 수익률이 은행 예금보다 높은 상품들이 나오면서 자금이 옮겨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입니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간 수석 전략가 또한 "자금이 전통적 은행 예금에서 수익률이 더 높은 머니마켓으로 이동한 것일 뿐 증시나 채권 시장 대기 자금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은행 예금보다 MMF에 돈을 넣어두는 것이 수익이 더 낫다는 인식이 개인이나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먼저 MMF 투자자들은 성향상 안전자산 선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MMF 자금은 장부가로 평가되는 단기 상품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이 아닙니다. 그리고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접히지 않아 채권 투자를 기피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지금처럼 경기 전망이 어려울 때 '믿을 건 현금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자금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데이비드 켈리 JP모건 수석 분석가는 "MMF 자금 이탈은 당분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개인은 물론 법인도 MMF에서 더 나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습니다. 특히 MMF로 돈을 예치하는 투자자 대부분이 법인이라는 점에 주목해 본다면 문제의 본질을 더 잘 볼수 있겠지요. 아직도 인플레이션에서 마음을 놓을 수 없고 여전히 고금리인 상황에서 기업들까지도 투자보다는 안전성이 높은 현금성 자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니까 어쩌면 MMF가 증가하는 것은 주가가 크게 오르긴 힘들겠다는 하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올해 3%에서 2024년 2.8%, 2025년 2.9%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웰스파고도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아직 승리하지 않았다"며 "경제적 폭풍이 지나갔다고 얘기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했고요.
자본시장은 특정할 만한 자금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지요. 정말로 생각지 못한 여러 요인들까지 합세해 오르내리는 복잡한 곳입니다. MMF 자금이 몰리면 증시가 오른다고요? 글쎄요. 경기회복 사인을 좀처럼 찾을 수 없다는 말 아닐까요.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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