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안보리, 설전만 난무…“투석기로 쏘냐?” “안보리 조롱”
[앵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소집됐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편을 들면서 규탄성명을 채택하지 못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조차 눈 감고 있습니다.
워싱턴 김양순 특파원의 보돕니다.
[리포트]
북한의 위성 발사로 소집된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은 직설적으로 북한의 의도를 비난했습니다.
[린다 토마스 그린필드/주유엔 미국 대사 : "북한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핵무기 운반 시스템을 발전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탄도미사일 기술을 썼을 뿐 아니라 무기 개발 5개년 계획에 따른 핵무기 개발의 연장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그럼 미국은 위성을 쏠 때 투석기로 쏘냐"고 억지를 부렸습니다.
[김 성/주유엔 북한 대사 : "그럼 미국은 위성을 쏠 때 풍선으로 날리거나 투석기를 이용합니까? 이는 북한에 대한 소위 안보리의 제재 결의가 얼마나 부조리한 지 보여주는 겁니다."]
위성 발사는 미국의 위협 때문이라며 방위권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주유엔 한국대사는 탄도미사일 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어떤 발사도 금지한다며 북의 주장은 안보리를 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황준국/주유엔 대사 : "유엔이라는 거대한 기구의 권위가 북한에 의해 반복적으로 약화되고 조롱당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매우 개탄스럽습니다."]
회의에선 러시아와 북한 간 기술 거래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면서 북한 편을 들었습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 : "우리가 오랜 역사적 뿌리를 가진 북한과 전통적인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는 걸 막을 수 없습니다."]
여기에 중국까지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며 안보리 회의는 북한의 위성 발사 규탄 성명조차 채택하지 못하고 끝났습니다.
최근 2년 동안 유엔 안보리 회의는 늘 같은 양상입니다.
미국 대사는 결국 이런 회의를 몇 번이나 더해야 하는 거냐며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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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순 기자 (ysoo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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