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는 부산 갈매기, 우린 다 준비됐다” PT서 마지막 호소
“2014년부터 시작된 여정, 부산은 모든 게 준비됐다.” “Busan is number 1.”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내세운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한국의 마지막 프레젠테이션(PT)이 펼쳐졌다. 이탈리아가 막판 사실상 포기 의사를 내비치면서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2파전으로 좁혀져 현장에서도 신경전이 치열했다.
한국 대표단은 28일(현지시각) 오후 2시 30분쯤(한국시각 오후 10시 30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에서 2030 엑스포 부산 유치를 호소하는 마지막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당초 예상보다 PT가 한 시간가량 늦춰지면서 추가 여유가 생긴 후보국의 대표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해 교섭 활동을 펼치면서 유치 경쟁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한다.
한국이 이탈리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앞서 가장 먼저 PT를 진행했다. 약 20분간 진행되는 PT는 반 전 총장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나승연 부산 엑스포 홍보대사 등 5명이 연사로 나섰다.
한국 대표단은 최종 PT에서 부산 엑스포가 인류가 당면한 공동 과제의 해결을 모색하는 ‘연대의 장’이 될 것이라는 비전을 부각했다. 유력 경쟁국인 사우디의 ‘오일머니’와 차별화되도록 인류 공동 가치와 중장기적인 협력 기회를 내세워 진정성 있게 부산의 당위성을 설득했다.
먼저 박 시장이 부산시 캐릭터인 부기, 글로벌 서포터즈 5명과 함께 무대에 올라 부산의 매력을 소개했다. 박 시장은 “우리 갈매기는 혼자 날기를 원하지 않는다. 여러분과 함께 자유롭게 날아오르고 싶어 한다”며 “사람과 자연, 문화, 기술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부산으로 오시라”고 했다. 박 시장은 “Busan is ready(부산은 준비됐다).”라는 구호도 크게 외쳤다.
두번째 연사로 나선 최 회장은 “세계는 기후변화 등 수많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전세계 133개국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웨이브(The WAVE)’ 플랫폼을 소개했다.
최 회장은 ‘오프그리드’ 태양광 발전, 담수화 기술, 청정에너지 기반 통신 네트워크 등 각국에 전달한 맞춤형 해법을 사례로 들고 “부산 엑스포는 기후변화, 디지털 격차, 식량 위기, 질병 등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한 장으로 ‘당신을 위한 엑스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총리는 ‘인류 대전환을 위한 연대의 엑스포’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여러분이 부산 엑스포의 노력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 110개 개발도상국과 소규모 경제국가를 대상으로 5억200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부산 이니셔티브’ 추진 의지를 밝혔다. 그는 프랑스어로 “한국은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우리도 보답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채택된 ‘파리 기후변화협약’과 ‘지속가능개발목표(SDG)’를 언급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의 미래는 미래 세대에 부족함과 갈등이 없는 밝은 미래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된 기후 변화에 대한 우리 대응이 중요하다. 플랜 B란 없다. 우리는 지금 행동해야 하고 우리 행동이 인류와 지구의 생존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부산세계박람회는 단순한 행사가 아닌 자연과 인간, 기술의 시너지를 위한 혁신과 노력”이라며 “한국은 당신이 신뢰하는 파트너가 될 것이며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 격차를 이을 것”이라고 했다. 또 “부산세계박람회는 다음 세대를 위한 길을 닦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부산은 목적지가 아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여정의 강력한 출발점이다. 우리와 함께 해달라 선택지는 하나뿐”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전 참전용사와 손녀 영상으로 진심 전해
PT 시작부와 중반부, 후반부는 영상으로 채워졌다. 특히 한국전쟁 참전용사와 손녀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으로 진심을 전했다. 참전용사인 93세의 콜린 태커리 옹은 “한국은 기강이 있는 나라, 해야 할 일은 해내는 나라”라고 하자, 참전용사의 손녀는 할아버지의 기억 속 가난한 나라 한국이 눈부시게 발전한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소회를 전했다.
또 지휘자 정명훈, 소프라노 조수미, 배우 이정재 등 부산 엑스포 홍보대사와 K팝 스타 싸이, 김준수 등도 영상을 통해 부산 지지를 호소하며 “Only one, Busan.”을 외쳤다.
한국에 이어 이탈리아, 사우디가 20분씩 최종 PT를 마무리하면 BIE 회원국의 비밀 전자투표가 진행된다. 당일 투표에는 179∼180개국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1차 투표에서 투표 참가국의 3분의 2 이상 득표국이 나오면 그대로 개최지가 결정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상위 2개국이 결선을 치러 최다 득표국을 선정한다.
한국은 이탈리아를 누르고 2차 결선에 올라 사우디를 상대로 최종 승부를 낸다는 전략이다. 1차에선 사우디가 앞서겠지만 결선에서 유럽 표와 사우디 이탈표 등을 흡수하면 역전승이 가능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최종 결과는 현지시각 오후 5시(한국시각 29일 오전 1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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