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말로만 과기 중시… 無원칙 기관장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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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도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기관장 선임이 중구난방으로 원칙없이 이뤄지고 있어 연구현장의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한 전임 출연연 기관장은 "전 정권이나 현 정권이나 과학에 대한 관심이 적어서인지 기관장 선임이 매번 늦어지고 재공모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3년 임기는 연구기관장이 경영철학을 제대로 실현하기 짧은 만큼 임기를 4년으로 연장하거나, 성과가 우수한 기관장은 재선임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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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연 등 임기종료 원장이 경영
우수평가 받고도 연임불발 일쑤
과학계 "기관장 선임제 혁신을"
전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도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기관장 선임이 중구난방으로 원칙없이 이뤄지고 있어 연구현장의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전임 기관장 임기가 끝나고도 한참 지나 기관장 공모가 시작되기 일쑤이고, 공모를 통해 3배수 후보자를 뽑아 놓고 적격자가 없다는 이유로 백지화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임기 동안 기관 경영을 잘해 기관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은 기관장을 재선임하는 연임제도도 있으나마나 한 것으로 전락했다. 경영공백으로 어려움을 겪는 과학계에서는 R&D 혁신 못지 않게 기관장 선임제도를 혁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출연연 중의 맏형'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신임 원장 선임이 불발됐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 들어 4개 기관이 기관장 후보 3배수를 뽑고도 적격자가 없다는 이유로 백지화돼 다시 공모를 하게 됐다.
KIST는 지난 9월 공모를 통해 내부 출신 3명의 후보자를 정했지만, 지난 27일 이사회에서 재적 이사 중 3분의 2 찬성을 얻은 후보자가 없어 재공모를 결정했다. KIST에 앞서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한국기계연구원도 지난 5월 3배수 후보를 확정한 후 3달 지난 8월에야 이사회를 열었지만 새 원장을 정하지 못해 백지화됐다. 이후 공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 지난달 다시 3배수 후보자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표준연은 지난 2월 임기가 끝난 박현민 원장이 10개월 가까이 기관장 역할을 계속 하고 있다. 기계연도 지난 4월 임기가 종료된 박상진 원장이 계속 기관을 이끌고 있다. 새로운 변화나 큰 시도는 사실상 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렇다 보니 연구현장에서는 기관장 임기가 3년이 아니라 제때 진행되지 못하는 공모 탓에 4년이라는 농담 섞인 얘기도 나온다.
연임제 무용론도 제기된다. 2021년 관련법이 개정돼 3년 임기의 출연연 기관장은 마지막 해 기관경영 평가에서 '매우 우수' 또는 '우수'를 받으면 연임 기회를 얻게 된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회에서 전체 이사(17명) 중 3분의 2가 찬성하면 재선임이 결정된다. 그런데 윤 정부 들어 연임 조건을 충족한 기관장이 6명이었지만 연임된 사람은 전무하다. KIST·재료연·표준연·원자력연·ETRI 원장,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소장이 조건을 갖추고도 연임이 불발됐다.
이 가운데 윤석진 KIST 원장은 매우 우수를 받았음에도 연임에 실패했다. 재선임이 불발된 출연연 기관장은 모두 전 정부에서 선임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과학계에서는 앞으로 연임 기관장 탄생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렇다 보니 정부가 바뀌어도 고쳐지지 않는 원칙없는 기관장 공모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정권의 영향을 받지 않고 리더십과 역량을 갖춘 우수 과학계 인사가 활동하도록 임기 연장과 파격적 연봉, 기관 경영 자율성 확대 등 공모제 취지를 살리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다. 일각에선 어차피 공모에서 대통령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만큼 아예 임명제로 바꾸든가, 대통령 임기와 기관장 임기를 같이 만들자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전임 출연연 기관장은 "전 정권이나 현 정권이나 과학에 대한 관심이 적어서인지 기관장 선임이 매번 늦어지고 재공모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3년 임기는 연구기관장이 경영철학을 제대로 실현하기 짧은 만큼 임기를 4년으로 연장하거나, 성과가 우수한 기관장은 재선임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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