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자신감, 두터워진 경쟁 구도’ 한국 수영, 이제는 2024년 세계선수권·파리 올림픽 조준···김우민은 자유형 400m서도 출전권 따내

27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24 수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황선우(강원도청, 오른쪽)와 김우민이 출발하고 있다. 2023.11.27 연합뉴스

한국 남자 수영이 자유형 200m에서 다시 한 번 국제수영연맹 A기록 통과자를 셋 배출했다.

지난 27일 경상북도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24 수영(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자유형 200ｍ 결승.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강원도청)가 자신의 주종목에서 1분45초68의 여유있는 기록으로 결승 패드를 찍었다. 뒤이어 김우민(강원도청)과 이호준(대구광역시청)이 각각 1분46초06, 1분46초07로 골인했다. 세 선수 모두 국제수영연맹 A기록(1분47초06) 안에 들었다. 지난 3월 대표 선발전에서 처음으로 3명의 국제수영연맹 A기록 통과자를 배출했던 한국 수영은 이 종목에서 계속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주종목 자유형 200m에서 국내 최강자임을 재확인한 황선우는 “A기록을 3명이나 넘어서 자유형 200ｍ가 많이 발전했음을 느낀다. 정말 치열해서 긴장감을 하나도 놓지 못하고 열심히 집중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 선발전은 내년 2월 2024 카타르 도하 롱코스(50ｍ) 세계선수권과 2∼3월에 벌이는 태국 방콕 실내무도아시안게임(쇼트코스 25ｍ) 출전 선수를 뽑는 대회다.

타이트했던 시즌 막바지라 기록 자체가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각 종목에서 치열해진 경쟁 구도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높아진 자신감에 더해 그만큼 우리 선수들간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27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24 수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황선우(강원도청, 왼쪽), 김우민이 경기 결과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황선우는 1분45초68의 기록으로 1위, 김우민은 1분46초06의 기록으로 2위를 했다. 2023.11.27 연합뉴스

각 종목별로 국제수영연맹 A기록을 통과하면서 대회 2위 안에 들어야 도하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자격이 주어지는데, 지난 7월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200m에서 황선우와 동반 결승행에 성공해 6위라는 호성적을 낸 이호준이 탈락했다. 중장거리에 강점을 보인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최다 3관왕 김우민이 자유형 200m에서 페이스를 끌어올리면서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러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계영 800m에서 금메달을 딴 계영 대표팀의 멤버도 바뀐다. 4위로 골인한 이유연(고양시청·1분48초04)이 새로운 계영팀 멤버로 합류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인 양재훈(강원도청·1분50초70)을 5위로 밀어내면서 2년 만에 계영 대표로 가세했다.

선수별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단체전 기록도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남자 계영 800ｍ팀도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사상 첫 결승행에 성곻한 대표팀은 후쿠오카서 세계 6위에 랭크됐고,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올랐다. 아시안게임에서 기록한 7분01초73(아시아 신기록)은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기준으로 3위에 들 수 있는 기록이다.

계영 800m팀은 새 시즌 6분대 진입을 목표로 땀을 흘린다. 김우민은 “파리 올림픽에서 계영 800ｍ 6분대에 충분히 진입할 수 있다. 선수마다 개인 기량이 올라가는 추세라 가능하다”며 “6분대에 들어가면 올림픽 메달이라는 꿈같은 순간을 노려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바랐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ｍ에 출전한 (계영) 멤버 형들도 비시즌임에도 기록이 잘 나와서 내년 세계선수권와 올림픽 계영 800ｍ 기대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27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24 수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황선우(강원도청, 위)와 김우민이역영하고 있다. 2023.11.27 연합뉴스

한편 28일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자유형 400ｍ 결승에서 김우민이 국제수영연맹 A기록(3분48초15) 안에 여유있게 들어가면서 3분45초26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김우민은 이번에 출전한 자유형 200·400·800ｍ에서 모두 세계선수권 무대에 선다.

남자 자유형 50ｍ에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인 지유찬(대구광역시청)이 황선우(22초43) 보다 빠른 22초15로 우승했다. 앞서 대회 자유형 100ｍ(48초57)와 200ｍ(1분45초68)에서 정상에 오른 황선우도 자유형 50m에서는 지유찬과 스피드 경쟁에서 밀렸다.

그러나 이날 지유찬의 기록은 국제수영연맹 A기록 22초12보다 0.03초 느렸다. 그래도 세계선수권 출전 기회는 남아 있다. 지유찬은 대한수영연맹(KSF) 기준기록(22초45)은 통과했다. KSF 기준기록을 충족한 종목별 1위는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세계선수권 출전 여부를 정해진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