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하오, 셰얼하오에 짜릿한 반집승···생애 첫 삼성화재배 우승
중국 기사들간의 피말리는 대국에서 승리의 여신은 딩하오 9단(23)의 손을 들었다. 딩하오가 셰얼하오 9단과 처절한 승부 끝에 승리를 거두고 생애 첫 삼성화재배 정상에 올랐다.
딩하오는 28일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 특설대국장에서 열린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국에서 셰얼하오와 300수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흑 반집승을 거두고 최종 전적 2승1패로 우승을 차지, 우승 상금 3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이 첫 삼성화재배 본선 진출이었던 딩하오는 1회 대회를 제외하면 2017년 구쯔하오 9단에 이어 삼성화재배 첫 출전에 우승을 차지한 역대 두 번째 기사가 됐다. 또 지난 2월 LG배에서도 우승을 했던 딩하오는 역대 5번째이자, 중국 기사로는 2010년 쿵제 9단 이후 두 번째로 한국이 주최하는 LG배와 삼성화재배 타이틀을 동시에 보유한 기사로 이름을 올렸다.
1국에서 승리해 기선을 제압했다가 전날 2국에서 일찍 초읽기에 몰린 끝에 아쉽게 패했던 딩하오는 이날 역시 우위를 점하고 있었으나 139수째에서 먼저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 때 셰얼하오는 1시간 이상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럼에도 끈질기게 버티며 우위를 유지한 딩하오는 종반 끝내기에서 한차례 실수를 범해 셰얼하오에게 기회를 넘겨주는 듯했지만, 끝까지 반집의 미세한 차이를 지켜내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편 중국 기사들 사이에서도 손꼽히는 속기파로 알려진 셰얼하오는 비록 준우승에 머물긴 했지만 8강에서 한국 바둑의 최강자 신진서 9단을 상대로 압승을 거두고 중국랭킹 1위 구쯔하오를 8강에서 무너뜨린 쉬자양 9단마저 4강에서 제압하는 등 만만치 않은 기력을 과시했다.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1라운드에서 중국의 첫 주자로 나서 3연승을 했던 셰얼하오는 30일 부산에서 시작하는 농심신라면배 2라운드에서 한국의 원성진 9단을 상대로 4연승에 도전한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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