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볼보도 4000만원대 전기차 출시…"높은 가격이 걸림돌"

왼쪽부터 이만식 전무, 티 존 메이어 볼보자동차 익스테리어 디자인 총괄, 요아킴 헤르만손, 이윤모 대표/사진제공=볼보코리아.

"높은 가격이 전기차 선택의 걸림돌 중 하나다. 전기차 가격은 가능하면 내연기관의 프리미엄 대안과 동일해야 함을 깨달았다."

요아킴 헤르만손 볼보 EX30 제품개발 리더는 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EX30 국내 최초 공개행사에서 "더 매력적인 가격으로 전기차를 대중에 보급하려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사전 계약을 개시한 'EX30'은 볼보의 새 순수 전기 SUV다. 수입차 중 경쟁 모델이 많지 않은 소형 SUV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격도 정부 보조금 100% 지급이 가능한 4945만원~5516만원으로 책정했다. 국내 출시가격은 독일·영국·스웨덴 등 유럽 판매가격보다 1000만원 이상 낮게 책정됐는데, 보조금 수령시 국내 실제 구매가는 4000만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전망이다. 프리미엄을 내세웠던 볼보의 신차 가격이 같은 차급(세그먼트)의 양산차인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기아 니로EV, 쉐보레 볼트 EUV 등과 비슷해진 셈이다. 볼보의 기존 전기차인 준중형 SUV XC40·C40 리차지의 경우 6000만원 후반대로, 메르세데스-벤츠·BMW와 같은 가격대였다.

볼보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EX30을 출시해 글로벌 완성차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전기차 가격 전쟁에 참전하는 모양새다. 완성차업계는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둔화하자 테슬라와 중국 BYD를 중심으로 가격을 빠르게 낮추고 있다. 볼보 역시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 전기차 보급 및 판매량 확대에 나섰다. 헤르만손 총괄은 "새 고객을 유치해 전기차 100만대 판매 목표를 달성하려면, 영향력을 넓히고 새 세그먼트에 진출할 필요가 있었다"며 "이는 볼보에게 가장 큰 비즈니스 기회로, 이 세그먼트에 프리미엄 정체성을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EX30. /사진제공=볼보코리아.

볼보는 기존 전기차와의 경쟁, 전기차 성장세 둔화 등 업황 악화를 극복하고 판매량을 올릴 수 있다고 본다.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줄었지만 그 트렌드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격경쟁력과 안전성을 충분히 갖고 있으면 (현재) 트렌드와 상관없이 목표로 하는 성장 추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산 전기차'라는 국내 시장 내 부정적인 인식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30은 중국 볼보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만식 볼보자동차 세일즈마케팅 전무도 "모든 볼보 차량은 글로벌 표준 품질 보증에 따라 동일하게 관리된다"며 "(중국산이라고 해서)품질과 상품성에 있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가격대는 양산차 수준이지만 볼보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정체성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경쟁차종을 뽑으라면 메르세데스-벤츠 EQA나 아우디 Q4 E-트론"이라며 "상품성을 훨씬 더 많이 탑재해 충분히 경쟁할 수 있으며, 다른 브랜드와 확실하게 차별화된다"고 자신했다. 볼보는 내년 상반기쯤 EX30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총 1만4000여대를 팔았는데, 이중 약 15%에 해당하는 2000여대를 EX30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