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지난해 세계 GDP에서 1940조원 사라졌다
지난해 기후변화로 세계 GDP(국내총생산)에서 손실이 1940조원 발생했다는 연구가 나왔다. 피해는 개발도상국에 집중됐다.
미국 델라웨어 대학 ‘기후변화 과학 및 정책 허브’ 연구진은 28일(현지 시각) ‘손실과 피해 현황: 기후변화가 생산량과 자본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내고 이렇게 밝혔다.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는 오는 30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UN 기후변화협약 제28차 당사국총회(COP28)의 핵심 논의가 될 것”이라며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은 국가는 북반구가 (개도국을) 지원하기 위한 증거를 명확히 표현하기 위해 이미 경험한 손실에 대한 고품질 추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발표된 8개 주요 논문에서 기온이 변화할 때 생기는 경제적 피해를 산출한 모델 총 58개를 기반으로 GDP와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각 모델에서 기온, 강수량 변화와 국가별 기후변화 취약성, 적응 역량, 경제 성장 등을 고려해 자료를 수집했다. 그리고 기계 학습을 사용해서 2022년 기후변화로 ‘가열화’된 세상과 1940~1959년 기준 기후 상황을 비교해 생긴 경제적 손실을 추정했다.
연구진은 세계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한 GDP 손실률은 1.8%, 규모는 1조5000억달러(약 1940조원)로 추산했다. 지난해 한국의 GDP(1조6773억달러, 약 2162조원)에 버금가는 규모다. 한국은 2022년 2.6%의 GDP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인한 GDP 손실률은 ‘불평등’했다. 가장 피해가 심각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GDP 손실률은 평균 14.1%였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2022년 평균적으로 GDP 8.1%에 해당하는 피해를 봤다. 남반구 국가들은 평균 8.3%의 GDP 손실을 겪었다. 이 중 파라과이는 GDP 56.3%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미 눈에 띄는 세계의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각 국가가 기후변화로 인한 불균형한 부담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중앙아시아에서는 GDP가 기후 변화가 없을 때와 비교해 4.7% 더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겨울 추위 감소가 주된 이유로 에너지 소비와 사망률이 낮아졌다”라며 “지구가 더 뜨거워지면 이런 이점은 결국 부정적인 게 되고, 더운 여름의 에너지 소비와 건강 영향이 점차 온화한 겨울의 이점을 상쇄한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나치게 덥지 않고, 온화한 겨울로 인한 실질적인 이득도 없어 GDP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연구진은 “개발도상국이 기후 변화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는 데 있어서 부유한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아야 할 시급한 이유가 있다는 근거”라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연구의 한계도 명시했다. 보고서는 “‘날씨 변동’이 기준이 돼서 해수면 상등, 국가별 제도 결과 등의 영향은 포착하지 못한다”라며 “조기 사망 위험 증가, 야외 근로자의 건강 문제 등 다양한 종류의 기후 영향이 ‘비 시장’ 경로로 발생하는 점과 생물 다양성 손실 등도 빠졌다”라고 짚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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