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3세 쌍둥이, 아빠 남겨둔 채 귀환…안타까운 사연들
“돌아오지 못한 주민 49명” 귀환 호소
생후 9개월 아기 가족은 여전히 하마스에
이스라엘군, 팔 송환자 감시 논란
하마스가 27일(현지시간) 석방한 이스라엘 인질 11명은 모두 이스라엘 남부 니르 오즈 키부츠(집단농장) 출신이다. 니르 오즈는 지난달 7일 하마스 기습 당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이다. 가족과 이웃을 애타게 기다리던 주민들은 이들의 생환에 기뻐하면서도 여전히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을 걱정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오스나트 페리 니르 오즈 키부츠 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저녁 들려온 소식에 우리 지역사회는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하마스에 포로로 잡혀 있는 니르 오즈 주민이 49명이나 된다”면서 “사랑하는 이들이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지 우려한다”고 밝혔다.
니르 오즈 주민들은 특히 3살배기 쌍둥이 엠마와 율리의 귀환을 무척이나 반겼다. 쌍둥이 자매는 지난달 7일 어머니 샤론 알로니 쿠니오(33)와 함께 하마스에 납치됐다. BBC 등에 따르면 이들은 당시 공습경보가 울리자 마을에 마련된 대피소로 몸을 숨겼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스라엘 비영리단체 ‘인질 및 실종 가족 포럼’은 “엠마는 인형보다 트럭과 기계를 더 좋아하는 진정한 키부츠의 소녀”라고 소개했고, 율리에 대해선 “수줍음이 많았지만 납치되기 몇 주 전 웃는 얼굴로 사람들을 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이자 샤론의 남편 데이비드는 여전히 하마스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는 이스라엘에서 영화배우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의 소속사는 “샤론은 데이비드가 출연한 영화 홍보 업무를 맡았었다”며 “두 사람은 이후 사랑에 빠졌고 지금까지 계속 함께해왔다”고 밝혔다.
유방암 수술을 받고 회복하던 중에 하마스에 납치됐던 카리나 엥겔베르트(51)와 그의 딸 미카(18), 유발(11)도 4차 석방 명단에 포함돼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함께 끌려간 남편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카리나 언니 디에고는 CNN과 인터뷰하며 “조카들이 풀려난 이후 눈에 띄게 말랐다”며 “조카들의 아버지가 가자지구에 여전히 인질로 잡혀 있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디에고는 지난 21일 뉴욕타임스(NYT)에 “카리나가 치료는 받고 있는지, 누가 그를 돌보고 있는지, 암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약은 먹고 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며 동생의 귀환을 호소한 바 있다.
4차례의 석방 명단에 오르지 못한 인질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공개됐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생후 9개월 아기인 크피르 비바스의 가족은 아직 풀려나지 못했다. 크피르는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 가운데 최연소로 아버지 야덴(34), 어머니 쉬리(32), 형 아리엘(4)과 함께 니르 오즈에서 납치됐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크피르의 신변이 앞으로 일시 휴전 연장 협상에서 추가 지렛대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스라엘 감옥에 갇혀있다가 팔레스타인으로 돌아온 송환자들을 이스라엘군이 감시하고 있다는 증언도 쏟아지고 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으로 돌려보낸 수감자들의 집을 불시 검문하고 있다. 특히 전쟁 발발 전부터 오랜 기간 갈등을 겪은 동예루살렘에 거주하는 수감자들이 주요 대상이다. 한 석방자는 “군인들이 집을 수색하더니 취재 중이던 기자들을 전부 내쫓았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제닌 출신 10대 소년 모하메드 나잘은 알자지라와 인터뷰하며 “이스라엘 경비병들이 나를 구타했고 손과 손가락이 부러졌다”며 “하지만 나는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했고, 석방 이후 적십자가 임시방편으로 부목만 해줬다”고 주장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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