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요동치는 ‘엑스포 유치전’... 이스라엘은 리야드 지지 철회, 로마는 포기 움직임
한국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가 경쟁하고 있는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이 막판 변수로 요동치고 있다. 지난 1년간 리야드를 지지해온 이스라엘이 지지를 철회하고 이탈리아 로마 개최에 힘을 실었으나, 정작 이탈리아에서는 부산이 로마를 제치고 결선에 올라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현지 매체들은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번 엑스포 개최지와 관련해 리야드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으며, 대신 로마 개최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중재로 사우디와 관계 정상화를 추진해 온 이스라엘은 지난 1년간 리야드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하지만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하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사우디가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보복을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사우디는 국제사회를 향해 이스라엘에 무기를 팔지 말 것을 촉구하는가 하면, 가자지구에서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우려를 표하는 등 팔레스타인에 기우는 입장을 보였다. 이스라엘의 이번 리야드 지지 철회는 사우디의 최근 움직임에 반발하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지지하기로 한 이탈리아 로마는 벌써부터 백기를 드는 분위기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엑스포 유치에 공개적으로 힘을 실어야 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개최지 결정이 이뤄지는 프랑스 파리에 직접 가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이날 “멜로니 총리가 내일 파리에 가지 않고 로마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측은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무장관도 아닌 마리아 트리포디 외무부 차관을 정부 대표로 파리 BIE 총회에 파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마가 속한 라치오주의 프란체스코 로카 주지사도 BIE 총회에 불참하며, 로베르타 안젤릴리 부지사가 파리에 갈 전망이다.
라 레푸블리카는 총리의 이번 출참과 관련해 “2030 엑스포 유치 경쟁에서 로마의 패색이 짙어지자, 총리와 로카 주지사가 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불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탈리아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2위로 결선 투표를 자신했으나, 최근 판세가 역전되면서 ‘한국이 이탈리아를 제치고 결선 투표에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로마가 결선행에 실패할 경우 이는 부산과 리야드의 경쟁에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유치전에서 후발주자로 꼽히는 로마는 미국과 브라질, 슬로베니아, 아이티, 그리고 아프리카 국가 상당수의 지지를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프랑스를 제외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전폭적인 지지도 받아왔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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