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는 투석기로 위성 날리나” 韓 “안보리 조롱”…유엔서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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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북한의 궤변을 두고 남북한 유엔대사가 이례적인 설전을 벌였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비확산 문제를 주제로 공식 회의를 열고 21일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해 안보리 차원의 대응을 공식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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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비확산 문제를 주제로 공식 회의를 열고 21일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해 안보리 차원의 대응을 공식 논의했다.
북한은 안보리 회의에 6년 만에 대사를 파견해 발언에 나섰다. 김 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현재 5000개 이상의 위성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데 왜 북한의 인공위성만 문제를 삼느냐”고 반발했다. 위성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지적에도 “전적으로 거부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 사용을 금지한 데 대해서도 김 대사는 “그럼 미국은 위성을 쏠 때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투석기로 위성을 날리느냐”고 반발했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밖에서 불법으로 핵 개발을 하면서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1·2차 핵실험 직후 안보리 결의 1718호(2006년)와 1874호(2009년)를 통해 탄도미사일 기술 사용 자체를 금지했음에도 사실상 이를 부정하고 나선 것.
이에 이해 당사국 입장으로 회의에 참석한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안보리 결의는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탄도미사일 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어떤 발사도 금지한다”며 “북한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차원을 넘어 거의 조롱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북한 대사 간 설전도 벌어졌다. 김 북한대사는 최근 부산항에 입항한 미 해군 제1 항모강습단 소속 칼빈슨호와 한미·한미일 연합훈련 실시 계획을 언급하면서 “이 같은 미국의 위협이 없었다면 북한도 정찰위성이 아닌 통신 위성 등 민간용 위성부터 발사했을 것”이라고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한 것은 미국의 위협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핵무기 위협 때문에 북한은 방어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린다 토머스-그린필스 대사는 “북한의 위성 발사가 미국의 양자(한미) 및 3자(한미일) 군사 훈련에 대한 대응으로 본질적으로 방어적일 뿐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강력하게 거부한다”며 “미국의 훈련은 일상적이고 방어적이며 사전에 발표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안보리에서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 정찰위성 발사를 주권 국가의 권리라는 북한의 입장을 두둔하면서 대북 규탄 성명 발표나 결의안 채택 등 구체적인 성과 없이 2시간만에 회의가 종료됐다.
겅솽 유엔 주재 중국 부대사는 “어떤 국가도 자국의 안보를 위해 다른 나라의 자위권을 희생시킬 수 없다”면서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복귀하도록 기존 유엔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도 북한의 위성 발사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고, 미국의 한반도 주변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엔 안보리는 2006년부터 2017년까지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에 대해 총 11건에 걸쳐서 제재나 성명을 의결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대립 구도 속에서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가 이어지면서 2018년 이후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위성 발사에 대해 한 건도 대응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안보리 무용론’까지 일고 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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