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커지는 오사카엑스포 부담액…비판 여론 커져

“관람객에게 그늘 제공” 둘레 2㎞ 초대형 목조 건축물엔
‘세계 최고가 양산’ 조롱도
교토통신 설문조사서도
응답자 68.6% “엑스포 필요하지 않다”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일본 내에서 오는 2025년 열리는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이하 오사카 엑스포)에 일본 정부 부담액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8일 도쿄신문·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박람회장 건설비와는 별도로 ‘일본 국가관’ 건설과 경비비 등 약 837억엔(한화 약 7307억원)의 추가 국비 부담이 예상된다고 보고했다. 세부 내역별로 일본관 건설 360억엔, 참가 개발도상국 지원 240억엔, 경비비 199억엔, 홍보 38억엔 등이다.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 로고.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 홈페이지 캡처]

해당 보고가 나오자 야당 의원들 사이에선 정부가 엑스포 비용 문제를 대충 얼버무려 넘기려 하는 것 같다고 지적이 나왔다. 이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그럴 의도는 없다. 총비용은 아직 조사하고 있다”면서 “가능한 한 이해하기 쉽게 전체상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엑스포를 주최 측인 일본국제박람회협회는 건설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에 따라 건설비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박람회장 건설 예상 비용을 지난달 2350억엔으로 제시했다. 애초 전망치인 1250억엔의 1.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박람회장 건설비의 경우 중앙정부와 지자체, 경제계가 각각 3분의 1씩 부담하게 돼 있다. 이에 대한 일본 정부 부담액도 783억엔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특히 이번 박람회의 상징적인 시설로 행사장 중심을 원형으로 둘러싸는 형태로 만들어져 ‘링’으로도 불리는 높이 12∼20ｍ 규모의 목조 건축물도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시설은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끼워서 맞추는 방식으로 건축된다. 둘레 길이가 약 2㎞여서 완공되면 세계 최대의 목조 건축물이 된다.

마이니치신문은 협회 측에선 관람객에게 그늘을 제공하는 실용적인 기능도 있다고 설명했지만, 엑스포가 끝난 뒤에는 해당 시설이 해체될 수도 있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양산’이라는 조롱도 나온다고 전했다.

엑스포 개최에 대한 일본 국민 반응 역시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이다. 교도통신이 지난 3∼5일 10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8.6%는 오사카 엑스포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반면 “필요하다”는 응답률은 28.3%에 그쳤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