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삶도 사라졌다"…수백만 가자주민들 '절규'
[앵커]
일시휴전으로 잠시 포성은 멎었지만, 수백만 가자지구 주민들이 직면한 현실은 여전히 절망적입니다.
공포와 불안, 추위와 배고픔 속에서 오직 생존만을 목표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준삼 기자입니다.
[기자]
밤마다 귀를 때리던 포성 소리가 잦아든 덕에 지난 며칠간 가자 주민들은 모처럼 단잠을 잤습니다.
전쟁으로 무너진 일상을 조금이나마 되찾은 듯한 기분도 들지만, 처참하게 파괴된 도시와 그 위에 내려앉은 무거운 정적은 이 악몽이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현실을 일깨워줍니다.
잠시 고향을 찾은 주민들은 가족들 시신을 땅에 묻고 또 한 번 절규합니다.
<알리 마흐디 / 가자지구 난민> "도대체 우리가 잘못한 것이 무엇입니까? 우리는 하마스도, 파타도 아니고, 평생 무기를 쥐어본 적도 없습니다. 왜 우리가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 건가요?"
구호품 반입량이 늘었다지만, 수백만 주민을 지원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뉴욕타임스(NYT)는 가족들이 마실 물을 얻기 위해 매일 같이 새벽에 집을 나서고 몇시간씩 줄을 서야 한다는 한 가자 주민의 사연을 전했습니다.
연료도 부족해 주민들은 문과 창틀 등을 태워 불을 피우고 있습니다.
<알라 만수르 / 가자지구 난민> "옷이 다 젖었지만 갈아입을 옷이 없습니다. 먹을 것도, 물도 없어요. 이틀간 물도 못 마셨고, 화장실조차 없습니다."
하수도는 기능을 상실했고, 질병도 창궐하고 있습니다.
<가자지구 주민> "정말 비참합니다. 우리는 정중했지만, 내 집도, 내 삶도 사라졌습니다. 나는 교사입니다."
하지만, 이 끔찍한 현실에 절망하고 있을 틈조차 없습니다.
주민들은 언제 재개될지 모를 교전 상황에 대비해 보급품을 하나라도 더 챙겨야만 합니다.
수백만 명을 한순간에 삶의 벼랑 끝으로 몰아넣은 이 전쟁은 문명뿐 아니라 수많은 꿈과 희망마저 빼앗아 갔습니다.
연합뉴스 이준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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