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휴전 연장 의지…'전면 휴전' 쪽으로 가자 전쟁 판도 바뀌나

김예슬 기자 2023. 11. 2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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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연장 의지 확고한 美…석방 인질 50명 중 美 단 한명
전투 재개하겠다는 네타냐후…전면적 휴전 어려울 듯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감옥에서 석방된 팔레스타인인 무함마드 아부 알-후무스가 예루살렘 동부의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를 안아주고 있다. 2023.11.28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인질 교환으로 총 50명의 인질이 이스라엘로 돌아왔다. 4일로 합의된 교전 일시 중단 기간도 이틀 더 늘었다.

이번에 풀려난 50명의 인질 중 미국인은 이중국적자 단 한 명인 데다 휴전 연장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도 커지고 있어 호기롭게 격렬한 전투를 예고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27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4차 인질 교환을 완료하는 동시에 일시 교전 중단을 이틀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지난 24일부터 네 차례에 걸쳐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50명과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150명이 교환됐고, 휴전도 30일까지 6일간 이뤄지게 됐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하마스가 인질을 10명 추가로 풀어줄 때마다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을 석방하고 휴전도 24시간씩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은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2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60명을 맞교환할 방침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3.11.28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휴전 연장 의지 확고한 美…풀려난 인질 50명 중 미국인 단 한명

기존 합의안보다 이틀 더 휴전이 연장된 만큼, 30일 이후에도 양측이 추가적인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의 최대 우방국이자 이번 합의를 중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미국의 휴전 연장 의지는 확고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질 석방을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려고 이스라엘, 카타르, 이집트 지도자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모든 인질을 집으로 데려오고 그들의 행방을 밝힐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마스가 석방한 미국인 인질이 단 한 명이라는 점도 미국의 의지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하마스는 지난 26일 3차 인질 교환에서 이스라엘과 미국 이중국적자인 4세 애비게일 이단을 풀어줬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총 9명의 미국인이 인질로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4차 인질 교환으로 풀려난 인질 중에는 두 명의 미국 여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들은 풀려나지 못했다"며 "이는 이미 미국 인질 대다수를 석방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는 바이든 대통령을 좌절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제 문제는 이틀간의 휴전 연장 기간에 풀려날 인질 가운데 미국인이 포함될 것인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인질 석방, 휴전 연장을 넘어서 전쟁이 끝나는 방향으로 긴장을 완화하고 싶어 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남은 과제는 인질로 잡힌 나머지 미국인들을 구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최근 며칠 동안의 성공을 활용해 가자지구를 집어삼킨 전쟁의 궤적을 바꾸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에서 오랜 중동 협상가로 활동하고 있는 애런 데이비드 밀러도 NYT에 "바이든 대통령은 곤경에 빠졌다"며 "그는 하마스를 뿌리 뽑겠다는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에 얽매였다. 인도주의적 재앙과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 상황을 완화하고 궁극적으로 탈출구를 찾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질을 구출하는 것은 인질의 안전을 확보하고 휴전을 연장하며 가자지구에 지원을 제공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며 "그러나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재개하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해 작전을 중단하도록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일시적 휴전 기간 동안 가자지구를 방문해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병사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2023.11.27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전투 재개하겠다는 네타냐후…전면적 휴전 어려울 듯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이 끝나면 다시 전투태세에 돌입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 바이든 대통령에게 "휴전이 끝나면 하마스 제거와 모든 인질 석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 전투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전면적인 휴전이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카타르 노스웨스턴대학의 이브라힘 아부샤리프는 중동 매체 알자지라에 "이스라엘 측에서 오는 메시지를 고려할 때 (현재로선) 그런 일(종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휴전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근본적인 갈등을 일단락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저 며칠 동안 휴전을 연장하고 대학살을 재개하는 방식은 (양측 관계가) 앞으로 나아갈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전혀 진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모든 인질을 하마스가 붙잡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 전면적인 휴전은 물론 추가 휴전 협상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이스라엘 매체 i24뉴스는 가자지구로 끌려간 인질 40명 이상이 하마스가 아닌 다른 조직에게 억류돼 있다고 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CNN 역시 약 40~50명의 인질이 팔레스타인 이슬라믹지하드(PIJ)나 기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단체 혹은 개인에게 붙잡혀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더군다나 이스라엘 측에서는 휴전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스라엘이 전쟁을 재개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마스가 휴전 기간 재정비할 것이라는 점과 함께 인도주의적 재앙을 지적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직 이스라엘 고위 외교관이자 정보 분석가인 조슈아 크라스나는 블룸버그통신에 "하마스는 이번 사태(휴전)를 장기간 연장하려고 할 것"이라며 "문제는 이스라엘이 휴전 연장 이후 전쟁을 다시 시작하기에는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전직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이자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인 제이콥 나겔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하마스가 완전히 재무장하거나 증원군을 투입할 수는 없겠지만, 현재 병력을 재편성하고 더 많은 식량, 물, 연료에 접근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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