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무기를 만들어라" 막막한 체대 입시생들에게 '피와 살'이 된 경기학생스포츠센터 체육인재 진로특강[현장리포트]

윤진만 2023. 11. 28.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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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용인)=윤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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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구성고 신민호, 이서연, 장동호 학생. 사진(용인)=윤진만 기자
경기도교육청 체육건강과 권형 장학사. 사진(용인)=윤진만 기자

[용인=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입시와 관련해서 모르는 부분이 많았는데, 일대일 코칭처럼 질문에 답을 해주셔서 궁금증 해소가 많이 되고, 내가 어느 대학에 맞는지도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지난 25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경기학생스포츠센터에서 만난 구성고 2학년 신민호 학생은 만족감 가득한 얼굴로 '2023년 체육 꿈키움 진로 아카데미'를 마친 소감을 말했다. 신민호 학생 외에도 이날 만난 참가자들 대부분은 생활기록부 점수 때문에 프로그램에 참석했다가 입시와 관련된 '꿀 정보'를 얻어 만족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프로그램은 경기도교육청이 '학교체육 토털 솔루션 기업' 위피크와 함께 경기도 관내 체육대학 입시 준비 고등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맞춤형 진로·진학교육을 통한 체육 관련 꿈과 끼를 실현하는 학생을 육성하고, 체육 계열에 흥미와 재능을 가진 학생들에게 진로와 연계된 프로그램 제공' 목적으로 개설됐다.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경기도교육청 체육건강과 권형 장학사는 "내가 체대 입시를 준비할 당시엔 체대에 진학할 방법은 입시학원에 다니고, 체대를 진학한 선배들에게 과외받는 것 정도였다. 그래서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지금 고1, 고2 학생들도 공부, 실기는 어떻게 해야 하고, 내 현재 역량에 어느 대학 어떤 과가 맞는지도 정확히 모를 것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이렇게 강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체육진로특강 강좌는 '체육대학 입시전략'(강의형)과 '부상방지 스포츠테이핑'(실습형), 두 가지로 진행됐다.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엔 입시전략 수업이 더 관심을 끌었다. 체육중점학교인 송곡고에서 11년째 담당교사를 맡으면서 교육부 학생선수 상담지원단 부단장,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등을 겸임하는 유신 교사는 체육계열 진로의 특징과 기본사항, 교과우수자전형, 실시우수자전형, 논술전형 등으로 나눠 체육계열 진학의 특징을 설명했다. 유 교사는 학생들에게 "체대에 가서 반드시 체육 관련 학과를 갈 필요는 없다. 일반학과에 지원해서 복수 전공을 하면 된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용인)=윤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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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교사는 학생 개개인과 일대일 질의응답 코너를 열었다. 개인별 내신 성적과 모의고사 성적, 특출나게 잘하는 실기, 진로 계획 등을 묻고는 그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했다. 실기 중 유연성에 장점이 있는 학생에겐 "특정대학에 목메는 순간 피곤해진다. 유연성을 중시하는 학교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고, 실기 위주로 대학에 가길 바라는 학생에겐 "서울 내에서 실기로 진학할 수 있는 학교는 가천대와 동국대다. 두 학교가 인기가 많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해당 학생의 사정을 접하고는 내신, 실기, 정시 중 어디에 포커스를 맞춰야하는지를 말해줬다. "입시학원을 왜 가려는지 이유를 말해보세요. 지금 중요한 건 공부다. 나만의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식으로 학생들의 '뼈를 때리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인기있는 대학, 학과, 각 대학의 바뀐 전형 등 최신 트렌드도 꼼꼼히 알려줬다. 유 교사는 "과거엔 신문방송학과를 나온 학생이 아나운서가 됐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요새는 2~3개씩 복수 전공을 한다. 체육을 좋아해서 체대에 가겠지만, 다른 부전공을 엮어서 진로를 개척해야 한다"며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해 현재 모 대기업에 취직한 제자의 사연을 소개했다.

청명고 1학년 김현서 학생은 "막막했던 길이 뚫린 느낌"이라고 했다. 구성고 2학년 이서연 학생은 "일반 학과로 진학해서 복수 전공을 하라는 얘기는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유 교사는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일찍 향후 진로에 대해 그림을 잘 그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수강생들은 역도 국가대표, 프로농구단 트레이너 등을 지낸 신동석 승지원스포츠 대표가 강사로 나선 '부상방지 스포츠테이핑' 시간에는 직접 테이핑하는 법을 실습하고, 테이핑을 하는 이유에 대해 현장 냄새 물씬나는 설명을 들었다. 체대를 꿈꾸지만 대부분 테이핑은 처음이라, 진지한 태도로 강의를 듣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태권도 선수 출신인 숭신여고 2학년 박소윤 학생은 "선생님께서 자세히 알려주셔서 일상생활에서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권형 장학사는 "학생들이 오늘 수업을 통해 입시전략뿐 아니라 대학졸업 후 직업, 진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 지금은 '체육교사가 꿈'이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체대에 들어가 조금 더 넓은 안목으로 자신에게 꼭 맞는 전공을 찾고, 그 안에서 최대한 전문성을 갖춰 체육 전문인으로 잘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체육 꿈키움 진로 아카데미'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고 평가했다. 내년엔 조금 더 확대 편성할 계획도 있다. 폐교 부지에 설립해 더 의미가 있는 경기학생스포츠센터에선 미래 체육인들의 꿈이 싹트고 있었다.용인=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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