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시민 대다수 "취약국 기후변화 대응 위해 자금 지원해야"

EIB 설문조사…"화석연료 보조금 폐지에도 동의"

기후변화로 녹아내리는 빙산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시민 대다수는 가난한 국가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을 제공하는 데 동의한다는 글로벌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세계 최대의 국제 공공은행인 유럽투자은행(EIB)이 유럽, 미국, 중국, 일본 등 국가 시민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설문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선진국이 자금 지원을 해줘야 하는지 묻자 유럽연합(EU) 회원국 시민 60％가 '그렇다'고 답했다. 미국, 중국, 일본에서의 찬성 응답은 각각 63％, 74％, 72%에 달했다.

이는 세금 인상,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등 대가가 따르더라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자금 지원은 필수라는 글로벌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실제 응답자 대부분은 국가 간 경제 불평등 등 문제를 해결해야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이들은 소득 불평등, 생활비 상승과 더불어 기후변화를 세계 3대 도전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화석연료 사용 감축을 위한 보조금 폐지에 대한 지지 여론도 확인됐다.

중국과 인도 응답자 90％ 이상이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에 동의했고 미국, 유럽, 일본에서도 약 75％가 찬성했다. 중국과 인도는 전 세계에서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을 가장 많이 지급하는 국가다.

그간 국제사회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관련 기업 등에 지원하는 보조금 정책이 사라져야 한다는 데 공감했으나, 각국 이해관계가 상이해 이를 실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로이터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재정 지원,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등의 의제가 이달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하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28)에서도 집중 논의될 것으로 내다봤다.

앙브루아즈 파욜 EIB 부총재는 "이번 EIB 설문조사로 기후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깊은 의식과 이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면서 "그들은 기후 중립 세계로의 성공적 전환이 국내외 사회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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