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유대주의’ 논란 머스크, 이스라엘 방문해 “하마스 제거돼야” 동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스라엘을 방문해 “하마스는 반드시 제거돼야 한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발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맞장구를 쳤다. 최근 반유대주의 논란에 휩싸이며 그가 소유한 엑스(옛 트위터)가 대규모 손실 위기에 처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한 머스크는 하마스의 공격 현장을 둘러보고, 이스라엘 최고 지도자들과 회동했다. 또 가자지구에 붙잡혔던 인질 가족들과도 만남을 가졌다.
머스크는 방탄조끼를 입은 채 보안 요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하마스가 공격했던 키부츠 마을 현장을 둘러봤다. 그는 이곳에서 휴대전화로 사진이나 영상을 찍고, 네타냐후 총리와 온라인 생중계 채팅도 진행했다.
머스크는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가 반드시 제거돼야 한다”고 말하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나도 돕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살인자는 무력화돼야 하고, 살인자가 되도록 훈련하는 선전전은 중단돼야 한다”며 “가자지구를 번영시킬 수 있으면 좋은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당신이 직접 개입하기를 바란다”며 “이곳에 왔다는 사실 자체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당신의 약속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고 답했다.
머스크는 이날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과도 만나 “무고한 사람을 살해하고 이를 기뻐하는 영상을 보고 감정적으로 힘든 하루를 보냈다”며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이런 게 좋은 일이라는 선전전에 노출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르조그 대통령은 머스크에게 그가 운영하는 엑스가 반유대주의로 가득 차 있다며 “당신이 엄청난 역할을 해야 하고 우리가 함께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르조그 대통령실은 머스크가 “증오 확산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머스크는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인질로 잡혀 있다가 전날 풀려난 이스라엘과 미국 이중 국적의 4살 소녀 애비게일 이단과 일부 희생자의 집도 방문했다.
머스크의 이번 이스라엘 방문은 최근 그가 소유한 엑스를 둘러싼 반유대주의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추진됐다.
머스크는 지난 15일 ‘유대인이 백인들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취지의 엑스 게시물에 동조하는 답글을 달았다. 이를 두고 유대인 단체와 테슬라 투자자들을 비롯한 월가에서 성토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일부 테슬라 주주들은 머스크의 일시 정직을 요구하기도 했다. 백악관도 머스크의 ‘인종차별적 증오를 조장하는 행위’를 규탄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미국 반도체 기업 IBM이 엑스에 대한 모든 광고 게재를 중단하는 등 광고주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현재 애플, 디즈니, 에어비앤비, 아마존, 코카콜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200개 업체가 엑스에서 광고를 중단했거나 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엑스는 연말까지 최대 7500만달러(약 970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NYT는 추정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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