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인 서울', 로맨스를 깜빡 한 당신에게 [시네마 프리뷰]

정유진 기자 2023. 11. 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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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장르 영화는 2000년대까지 전성기를 이어가다 2010년대 이후 인기가 한 풀 꺾였다.

최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싱글 인 서울'(감독 박범수)은 캐스팅부터 '김종욱 찾기'(2010)나 '건축학개론'(2012)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같은 감성적인 로맨스 영화들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첫사랑의 상처에서 아직 회복되지 못한 영호의 성장을 다루는 것은 좋으나, 그로 인해 정작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인 영호와 현진의 로맨스는 특별한 내용 없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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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싱글 인 서울' 리뷰, 29일 개봉
'싱글 인 서울' 스틸 컷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로맨스 장르 영화는 2000년대까지 전성기를 이어가다 2010년대 이후 인기가 한 풀 꺾였다. 영화 산업이 성장하면서 더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거대 자본을 투자한 블록버스터 장르물들이 트렌드의 중심을 차지하게 된 영향이 크다. 그 때문일까. 근래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호평 속에 웰메이드 로맨스 영화의 명맥을 이어주기는 했지만, 이 영화 전·후로는 특별히 인상 깊은 최근작이 떠오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싱글 인 서울'(감독 박범수)은 캐스팅부터 '김종욱 찾기'(2010)나 '건축학개론'(2012)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같은 감성적인 로맨스 영화들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마침 '건축학개론'을 선보였던 명필름이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 20년간 다수의 로맨스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 주인공이었던 두 스타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는 점에도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베일을 벗은 영화는 따뜻하고 감성적인 연말용 로맨스 영화에 대한 기대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준다. 사랑에 마음을 닫았지만 어쩐지 다정한 구석을 감추지 못하는 '철벽남' 영호(이동욱 분)와 맡은 일을 잘 해내는 '능력녀'임에도 연애에는 한없이 서툰 여자 현진(임수정 분)의 캐릭터는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을 힘입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영호와 현진을 엮어준 것은 책이다. 현진이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는 출판사에서는 '싱글 인 더 시티'라는 이름의 시리즈를 준비 중이다. 서울과 바르셀로나 등 도시를 테마로 싱글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을 내는 기획인데 원래 '서울'을 배경으로 책을 쓰기로 했던 작가가 빠지면서 새로운 작가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출판사 대표인 진표(장현성 분)의 추천으로 현진이 만나게 된 이는 스타 논술 강사이자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이동욱 분). 진표와 함께 현진과 영호는 동문이지만, 서로에 대한 특별한 인상이나 기억은 없는 상태다.

'싱글 인 서울' 포스터

영호는 싱글의 삶이 커플의 삶보다 더 우월하고 심지어 완벽하다고까지 여기는 싱글 예찬론자다. 매일같이 로맨스를 꿈꾸고 쌍방인지 일방인지 알기 어려운 '썸'도 타는 현진과는 다소 다른 성향이라 할 수 있다. 그로 인해 책을 만들 때도 두 사람은 티격태격 의견 충돌을 겪는다. 그러나 여느 로맨스 영화들이 그렇듯, 그 과정 속에서 영호와 현진은 서로에게 스며들어가고 예기치 못한 감정들을 느낀다.

'싱글 인 서울'은 공감할만한 동시대적인 키워드가 많은 영화다. '혼밥' '혼영'을 즐기는 나홀로족, 결혼을 하지 않은 1인 가구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요즘, 어딘지 오글거리고 구시대의 유물 같은 '로맨스'의 가치를 생각해 보게 만든다. 이미 완성된 사람인 것처럼 자신만의 확고한 관점을 이야기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상처 받아 웅크린, 관계에 서툴고 자기중심적인 어린아이의 면모를 감춘 어른들의 이야기 또한 공감을 불러일으킬만하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로맨스 영화임에도 로맨스가 다소 밋밋하게 그려진 점이다. 첫사랑의 상처에서 아직 회복되지 못한 영호의 성장을 다루는 것은 좋으나, 그로 인해 정작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인 영호와 현진의 로맨스는 특별한 내용 없는 느낌이다. 심지어는 영호의 과거 첫사랑 서사가 이 영화 속 로맨스의 중심을 차지한 듯한 느낌을 준다. 주인공들의 관계가 변화하는 과정을 '로맨스'라 기대하고 영화를 택한 이들은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배우들의 호흡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케미'가 내재했던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한 점이 아쉬울 뿐. 적당히 따뜻하고 귀여운 영화다. 러닝 타임 103분. 오는 29일 개봉.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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