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고거래만 못한 정부정책

신익규 기자 2023. 11. 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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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오매불망 기다리던 신작 게임을 보름이 지나서야 구매했다.

동향 파악이 늦은 덕분에 신작 게임은 중고거래 앱에서 정가보다 1-2만 원 저렴했고, 즉시 최저가 판매자와의 접선을 시도했다.

밀려오는 짜증에 이유조차 물어볼 기운이 나지 않았고, 신작 게임 중고거래는 보름의 인내 끝에 대형마트에서의 '정가 구매'로 끝을 맺었다.

하지만 보름 만에 약속을 뒤바꾸는 일은 중고거래에서도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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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익규 디지털뉴스1팀 기자

얼마 전 오매불망 기다리던 신작 게임을 보름이 지나서야 구매했다. 게임이 인기를 끌어 품귀 현상을 보여서가 아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알고리즘에 빠져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을 한 발 늦게 접해 당장 구매에 나서려던 찰나 '아껴야 잘 산다'라는 출처 모를 명언이 문득 떠오른 게 화근이었다.

동향 파악이 늦은 덕분에 신작 게임은 중고거래 앱에서 정가보다 1-2만 원 저렴했고, 즉시 최저가 판매자와의 접선을 시도했다.

그러나 판매자는 일정 조율 과정에서 출장 등 각종 핑계를 대며 약속 일자를 뒤로 늦추기 시작했다.

결국 보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판매자에게서 돌아온 답변은 갑작스런 '판매 불가' 통보였다.

밀려오는 짜증에 이유조차 물어볼 기운이 나지 않았고, 신작 게임 중고거래는 보름의 인내 끝에 대형마트에서의 '정가 구매'로 끝을 맺었다.

보름만의 거래 파투. 기껏해야 중고거래라 다행이지만 수억 원 이상이 걸려있는 계약이었다면 어떨까.

충청권 소재 종이 빨대 업체는 보름 사이 많은 거래처로부터 거래 중단을 요청 받았다.

정부가 보름 정도 앞둔 플라스틱 빨대 단속을 없던 일로 하면서 하루아침 만에 정책이 뒤바뀐 탓이다.

단속 계도 종료를 앞두고 해당 업체는 몇 달 치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뒀으나 정부의 변심에 재고 창고의 문은 아직도 굳게 걸려 잠겨있다.

종이 빨대 사용 확산을 앞두고 확충한 각종 인프라도 먼지만 쌓이고 있다.

그야말로 종이 빨대 업체는 날벼락을 맞은 꼴이다.

사실 일회용품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있던 일을 없던 일 마냥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부 정책도 여야 구분 없이 항상 있던 일이다.

하지만 보름 만에 약속을 뒤바꾸는 일은 중고거래에서도 흔치 않다.

정부가 중고거래만도 못한 신뢰를 보여준다면 기업들도 자연스럽게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피해 업체의 손실을 확실하게 책임져 줄 수 있는 대책이 하루 빨리 나와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라면 적어도 중고거래 판매자보단 나은 책임감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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