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화물선 나포의 지정학적 리스크 [오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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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지난 19일(현지시간) 홍해 남부에서 예멘의 후티 반군이 '갤럭시리더'호라는 화물선을 나포했다.
승무원 중 일본인은 없지만, 다양한 국적의 승무원 25명이 승선하고 있었으며, 선주가 이스라엘인 사업가와 관련이 있다고 전해진다.
일본 해운업계에서는 이제 선주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고민해야 하냐는 탄식의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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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지난 19일(현지시간) 홍해 남부에서 예멘의 후티 반군이 '갤럭시리더'호라는 화물선을 나포했다. 이 배는 영국 기업 소유의 화물선으로 일본의 닛폰유센(日本郵船·NYK Line)사가 운영하고 있었는데, 튀르키예를 출발하여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인도로 향하던 중이었다. 승무원 중 일본인은 없지만, 다양한 국적의 승무원 25명이 승선하고 있었으며, 선주가 이스라엘인 사업가와 관련이 있다고 전해진다.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투가 격화하면서, 후티 반군은 반이스라엘 투쟁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탄도미사일과 무인기를 반복적으로 발사하고 있으며, 이번 나포 사건 며칠 전에는 후티 반군 지도자인 압둘말리크 알후티가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예멘 근해에서 이스라엘 선박을 표적으로 삼겠다는 경고 방송을 한 바 있다.
갤럭시리더호의 운영사가 일본 회사이다 보니 일본 정부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20일 기자회견에서 나포 행위를 단호히 비판하며, 관계 국가들과 선박 및 승무원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외무장관도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이란에 접촉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일본 관련 선박이 해상에서 공격을 받은 사건은 과거에도 있었다. 2010년 7월 말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던 상선미쓰이(商船三井)의 유조선 '엠스타'호가 공격받은 적이 있다. 이후 8월이 되자 압둘라 아잠 여단이라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조직이 인터넷에 범행을 인정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UAE 정부도 유조선의 손상이 테러에 의한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확인했었다.
일본 해운업계에서는 이제 선주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고민해야 하냐는 탄식의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일본의 해운 대기업들은 자동차운반선 외에도 컨테이너선, LNG(액화천연가스)선 등 투자비가 많이 드는 선박을 모두 자체 보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닛폰유센이나 상선미쓰이는 회사당 700~800척, 가와사키기선(川崎汽船)은 400~500척을 상시 운항하는데, 자동차선은 대형의 경우 1척의 선가가 100억 엔 이상이다. 자동차선과 컨테이너선을 보유한 선주 중에는 이스라엘계가 다수 존재하며, 일본 기업들도 용선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통해 선주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의 또 다른 무역대국인 한국도 물자 수송을 절대적으로 해상 수송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 수송로도 거의 일치한다. 게다가 한국으로 들어오는 석유의 70%는 중동산이다. 일본 해운업계의 고민이 남의 일 같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임은정 국립공주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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