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축의금 많이 냈을 텐데 미안"... 청년 8할은 '미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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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모아 둔 돈도 없고 결혼도 굳이 해야 하나 싶어요. 그동안 축의금 많이 냈을 부모님께 죄송하죠."
'결혼 적령기'인 30대 초반 청년의 절반 이상이 미혼인 상태로 조사됐다.
청년 2명 중 1명은 부모와 같이 사는 '캥거루족'이었다.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 비중은 2000년 46.2%에서 2015년 58.4%로 늘었다가 2020년 55.3%로 소폭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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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반도 절반은 미혼 상태
30년 뒤엔 10명 중 1명만 청년
"솔직히 모아 둔 돈도 없고 결혼도 굳이 해야 하나 싶어요. 그동안 축의금 많이 냈을 부모님께 죄송하죠."
대기업 계열사 마케팅팀에서 일하는 정민석(33)씨는 경기 고양 소재 부모 댁에서 동생(29)과 함께 산다. 민석씨는 "독립하려면 오피스텔 비용이 꽤 비싼데, 통근버스가 있어서 독립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며 "연애는 종종 하지만 결혼은 전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런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갑갑하다. 그의 어머니 김연희(63)씨는 한숨으로 말을 줄였다. "신혼집 마련에 보태 주려고 돈을 모으고 있었는데, 별수 있나요. 우리 노후자금으로 써야지…."
'결혼 적령기'인 30대 초반 청년의 절반 이상이 미혼인 상태로 조사됐다. 출산의 선행지표인 혼인율이 곤두박질치면서 '인구 감소' 경고등이 켜졌다. 청년 인구는 급속히 줄어 30년 뒤엔 전체 인구의 10%에 불과할 것으로 나타났다. 유례없는 속도로 진행되는 저출산‧고령화 충격이 덮친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로 분석한 우리나라 청년세대의 변화(2000~2020)'에 따르면, 청년 인구(19~34세)는 가파르게 줄고 있다. 2020년 기준 청년 인구는 1,021만3,000명으로 국내 총인구(5,013만3,000명)의 20.4%에 그쳤다. 1990년 정점(31.9%)을 찍었던 해당 비율은 점점 뒷걸음쳐 2050년(521만3,000명)엔 11.0%까지 쪼그라들 전망이다. 30년 뒤 청년 인구가 ‘반토막’ 난다는 얘기다.
청년세대의 미혼 비중은 2000년 54.5%에서 2020년엔 81.5%로 크게 뛰었다. 평균 혼인 연령(남자 33.2세‧여자 30.8세)으로 꼽히는 30~34세의 미혼 비중은 2000년(18.7%)에 비해 약 3배 증가(56.3%)했다. 2020년 청년 남성의 미혼 비중은 86.1%에 달했다. 10명 중 1.4명만 결혼한 셈이다. 여성 미혼율은 2000년 47.2%에서 2020년 76.8%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15%포인트 가까이 차이 나던 남성과의 격차는 9.3%포인트로 좁혀졌다.
결혼을 하지 않은 청년 인구가 급증한 건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8월 통계청의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 의식변화' 보고서를 보면, 청년 10명 중 3.6명만이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2022년 기준)했다. 10년 전(56.5%)보다 20.1%포인트 감소했다.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 ‘결혼자금 부족’(33.7%), ‘결혼의 필요성을 못 느낌’(17.3%) 등을 꼽았다.
청년 2명 중 1명은 부모와 같이 사는 '캥거루족'이었다.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 비중은 2000년 46.2%에서 2015년 58.4%로 늘었다가 2020년 55.3%로 소폭 줄었다. 다만 대학을 막 졸업한 25~29세 청년의 경우 2015년 32.2%에서 2020년 35.0%로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2020년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 중 경제활동을 하는 경우는 53.6%, 학업을 마친 경우는 66.4%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대학 졸업 후 취업 문제 때문에 부모와 살거나, 경제활동을 하면서도 독립하지 않는 경우가 절반에 이른다는 뜻이다. 부모와 동거 시 부모의 경제적 도움을 받는 비중은 41.8%였다.
세종=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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