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美 들었다놨다… 77세 ‘할머니 디바’
팝스타 셰어도 백화점 퍼레이드서 화려한 옷·군무 선보이며 신곡 불러
미국 최대의 명절 추수감사절이었던 23일(현지 시각) 텍사스주 알링턴의 AT&T 스타디움. 미 프로풋볼(NFL) 댈러스 카우보이스와 워싱턴 커맨더스의 경기 1·2 쿼터와 3·4 쿼터 사이 하프타임 쇼 공연이 시작되자 관중석에서 환호가 쏟아졌다. 올해 77세인 ‘컨트리의 대모’ 돌리 파튼이 카우보이스 치어리더들과 똑같은 옷차림으로 등장한 것이다. 그가 ‘9 to 5’ ‘Jolene’ 등 히트곡과 퀸의 ‘We are the champion’ 등을 부르자 관객들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파튼은 백인들의 음악으로 불리는 컨트리 가수이지만, 활발한 사회 공헌과 재능 기부 활동으로 진영·인종·나이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음악인이다.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를 맞아 편성되는 특별 방송 프로그램에 어김없이 초대됐다.
그런 그가 최근에는 볼 수 없었던 과감한 옷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변함없는 가창력을 과시하자 관중들은 열광했다. CNN은 “이 경기에선 카우보이스가 커맨더스를 큰 점수차로 이겼지만, 그와 상관없이 진정한 승자는 파튼”이라고 했다.
NFL 사무국은 27년째 추수감사절 경기의 하프타임에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NFL 결승전인 수퍼볼의 하프타임 쇼만큼은 아니지만, 명절에 가족들이 모두 모여 시청하는 경기인 만큼 유명한 가수들을 초청해 공연을 맡긴다. 댈러스 카우보이스는 NFL을 대표하는 명문 구단으로, 추수감사절 홈 경기에 이곳에서 어떤 가수가 공연을 할지에 큰 관심이 쏟아진다. 최근에는 메건 트레이너(2018년)·엘리 굴딩(2019년)·케인 브라운(2020년)·루크 콤스(2021)·조너스 브러더스(2022) 등 비교적 젊은 가수들이 무대에 올랐다.
돌리 파튼과 1946년생 동갑인 셰어도 이날 뉴욕의 메이시스 백화점 추수감사절 퍼레이드의 피날레를 맡았다. 이날 전매특허격인 화려하고 빛나는 의상으로 댄서들과 함께 군무를 선보이며 신곡 ‘DJ Plays Christmas Carol’을 불렀다. 가수로 그래미상을 받고 배우로 아카데미상을 받아 미 대중문화계의 대표적인 원조 팔방미인으로 꼽히는 셰어는 지난달 데뷔 후 첫 캐럴 앨범을 발매했고,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아침 9시부터 정오까지 열리는 메이시스의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는 1924년 시작돼 미국에서 둘째로 오래된 추수감사절 기념 행사다. 미국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연례 추수감사절 이벤트로 전국으로 생중계된다. 추수감사절을 기념하는 두 대표 행사를 1946년생 원조 디바들이 책임진 셈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1946년생 ‘디바’ 가수로는 윤복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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