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여기서 햇빛발전하자!

경기일보 2023. 11. 2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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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상 수원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꽃뫼환승주차장, 서수원 음식물자원화시설 주차장, 수원시 각 버스정류장,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주차장과 건물, 중보들공원 주차장, 물향기공원 화장실 옥상, 성균관대 주차장, 수원시 여성문화공간 휴, 시립보훈어린이집과 보훈회관, 평생학습관,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경기도 건설본부 옥상과 주차장, 호매실도서관, 수도권기상청 주차장, 경기남부경찰청 주차장, 효행공원 어린이생태미술 체험관, 경기대 수원캠퍼스 컨벤션센터주차장, 금곡신미주 야외주차장.

이상 18곳은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여기서 햇빛발전하자! 공공부지찾기 시민공모대회’ 심사 선정 결과다. 수원시 공공부지를 우선으로 했지만 전체 공공부지를 대상으로 모집했다. 6주간의 홍보와 모집을 거쳐 응모된 곳들은 공공부지 여부와 소유 기관, 발전소 부지로 적합한지, 확산 가능성과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선정됐다. 지난 2019년부터 시작해 한 해를 거르고 올해까지 4회째 이어져 온 공모대회는 수원기후행동네트워크에서 함께하는 시민환경단체들과 교육기관, 시민발전협동조합들이 공동 주관으로 진행해 왔다. 선정 후보지들은 소유 지자체와 담당 기관부서들과 사업 추진을 정책으로 제안하고 협의할 계획이다. 당연히 응답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시스템에만 의존하지 않고 시민들이 스스로 방법을 찾는 것.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필요한 자원이 넘쳐 나지만 시공간을 넘어 그 많은 ‘욕구 충족’이 가까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과정이 생략돼 있다는 사실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많은 ‘저렴함’ 뒤에 지속가능성의 위기, 기후위기가 함께 잠복해 있다가 이제 본격적으로 그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아주 먼 곳으로부터 많은 자원을 옮겨 오는 것, 그 생략된 과정만큼 많은 에너지가 손실되고 소모된다. 동물적 힘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거리, 설사 우주여행이 현실이 되는 미래에도 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인간에게 우주여행의 꿈과 도전을 포기하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 꿈까지도 품어주는 사회와 문명을 지탱하는 필요를 위해, ‘화석연료 사용’ 때문에 생략됐던 ‘저렴한 것들’이 우리에게 오는 시공간을 복원하는 도전이야말로 우주여행보다 원대하고 꼭 성공해야만 하는 꿈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은, 그래도 확실한 방법들이 흩어져 있다면 가까운 곳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원의 효율을 위해 도시를 발전시켜 왔다면 도시는 우리가 극복하려는 문제의 원인이기도 하고 핵심 방법이기도 하다. 스스로 찾아 나서야 한다. ‘여기서부터’. 응모에 참여한 시민들은 도시를 ‘다르게 보게’ 됐다고 말한다. “평소 빈 땅처럼 지나던 곳들을 다시 보게 됐다. 동네를 새롭게 보게 되고, 탄소중립 그린도시로 동네가 지속될 수 있도록 새로운 시각과 관심이 생겼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을, 도시에 사는 시민은 이렇게 색다른 행동으로 대면한다. ‘여기서 햇빛발전하자!’ 여러분도 다시 주변을 둘러보시라. ‘도시 전원(電源)’이 손에 잡힐 듯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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