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과 김장하고 과학자 오찬… 尹, 귀국 후 “민생·혁신”

최경운 기자 2023. 11. 2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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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담그며 “이웃에 배려 중요”
과학계엔 ‘R&D 삭감’ 다독이며 “혁신적 투자로 퍼스트 무버 전환”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과학기술인들과 오찬을 하고 김장 담그기 행사에 참석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이어 전날 영국·프랑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지 하루 만에 서민 경제 챙기기와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 감액 논란을 둘러싼 과학기술계 다독이기에 나선 것이다. 본격적인 내치(內治)의 시간이라는 말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국민 대통합 김장 행사’에 참석해 한 어린이가 건넨 김치를 시식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앞치마와 두건을 두르고 직접 김치를 담갔다.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이우일 부의장 등 민간위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지난주 영국 국빈 방문 때 한영 과학기술 미래포럼에 참석한 일을 언급하며 “국가 R&D 재정 지원은 민간과 시장에서 투자하거나 도전하기 어려운 기초 원천 기술과 도전적인 차세대 기술에 중점적으로 지원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와 새롭게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며 “R&D 체계도 이러한 방향에 맞춰서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날 오찬을 두고 정부가 내년 R&D 예산을 감액 편성한 것에 과학기술계 일각에서 반발이 이는 것과 맞물려 윤 대통령이 과학계 설득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에도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찾아 과학기술인들에게 정부의 R&D 혁신 방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윤 대통령은 현행 R&D 시스템의 문제점이 이익집단 반대로 개선되지 않은 것을 지적하면서 “사고방식을 바꿔야 제도적 문제들이 풀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에 제일 중요한 과학”이라고도 했다. 이우일 부의장은 “대통령이 R&D 혁신을 위해 쉬운 길을 버리고 어려운 결심을 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 대통합 김장 행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김치는 다양한 재료와 양념이 어우러져 숙성해서 먹는 음식”이라며 “사회에서 제일 중요한 게 이웃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손길”이라고 했다. 김건희 여사와 함께 흰색 가운에 앞치마를 입고 두건을 쓴 윤 대통령은 직접 김치를 담갔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30개 시·군·구 시민과 외국인 근로자, 기업인, 북한 이탈 주민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연말 윤 대통령 앞에는 내치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 시한(12월 2일)에 처리하고 12월 초·중순엔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과 10개 부처 안팎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도 할 예정이다. 모두 내년 4·10 총선에 맞춰 정부와 대통령실 진용을 재정비하기 위한 일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국정 제1 목표는 민생”이라며 “민생을 살리기 위한 현장 방문과 개선 방안 도출에 대통령의 역량이 투입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이동관 방통위원장,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을 11월 30일과 12월 1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려 하고 있다. 또 일명 ‘김건희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 쌍특검과 ‘오송 지하 차도 참사’ ‘정부의 언론 장악’ ‘해병대원 순직 사건’ 등에 관한 국회 국정조사를 12월 중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모두 정부·여당이 “정략”이라며 반대하는 사안들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주당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나 정부·여당의 반발을 유도해 여권의 불통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의혹을 부풀려 총선 구도를 유리하게 만들려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소통을 확대하겠지만 정치 공세에는 원칙을 갖고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정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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