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굴, 난징 성을 무너트리다[임용한의 전쟁사]〈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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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서 땅굴이 화제가 되고 있다.
공성전에서 땅굴은 특별히 유용했다.
고대 아시리아의 전쟁화 부조 중에 성벽 아래로 땅굴을 파서 성 아래 지하 공간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있다.
청군은 성벽 아래로 터널을 팠는데, 적의 탐지를 피해 몰래 파는 땅굴이 아니라 대놓고 거대한 터널을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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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수비 측이 땅굴을 파는 소음을 감지하기 위해 대나무나 항아리를 박아 지하에서 나는 소음을 탐지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때 탐지자로 청각이 발달한 시각장애인을 고용했다고 한다. 터널을 탐지하면 위에서 폭발물을 터트리거나 충격을 주어 무너트렸다.
태평천국의 난 때, 태평천국의 수도였던 난징 성은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청군은 성벽 아래로 터널을 팠는데, 적의 탐지를 피해 몰래 파는 땅굴이 아니라 대놓고 거대한 터널을 뚫었다. 목격자의 말에 따르면 자동차나 기차가 들어갈 만큼 컸다고 한다. 성벽 아래로 깊은 지하에 크고 튼튼한 터널을 구축하니 수비 측이 탐지해도 무너트리거나 작업을 방어할 수가 없었다. 청군은 터널 안에서 폭약을 터트려 성벽을 무너트렸다.
북한도 남침용 땅굴을 여러 개 팠다. 지금도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땅굴이 있다는 소문이 흉흉하게 돈다. 오래전 민간인 탐사대가 활약한 적도 있다.
전쟁에서 지하터널의 용도는 공성전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병력의 배치와 이동을 숨기고, 적을 기습하기에도 유용하다. 이오시마(이오섬) 전투, 베트남 전쟁에서 이런 식의 땅굴 운용이 미군을 무척 괴롭혔었다.
하마스의 땅굴도 그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거나 우려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데 모든 전술은 완벽하지 않다. 장단점이 있고,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상대의 준비와 대응 전술을 연구해야 한다. 난징 성을 함락시킨 청군의 터널은 기존의 관행과 적의 탐지 방식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반면 하마스의 지하터널은 그 반대였다. 이스라엘은 대비를 철저히 했고,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준비한 전술을 예측하거나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 이것이 이번 전쟁의 군사적 교훈이다.
임용한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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