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심팔이’ 나선 김기현의 역주행… 용두사미 되는 與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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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를 찾아 "대통령과 하루 3∼4번씩 전화한다"며 '윤심(尹心)'을 내세웠다.
김 대표는 25일 울산 남구에서 세 차례에 걸쳐 개최한 의정 보고회에서 "저는 대통령과 자주 만난다"며 "어떤 때는 만나면 3시간씩도 이야기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지난 16일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고 압박하자,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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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혁신위가 표류하며 존립 위기에 처한 것은 솔선수범해야 할 김 대표와 친윤(친윤석열) 핵심들이 손톱만큼도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기 때문이다. 험지 출마를 요구받는 시점의 지역구 의정 보고회는 선거구 고수 의지를 과시하는 자리다.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도 이와 비슷한 행사를 갖고 세 과시를 했다. 김 대표는 24일 울산으로 내려가면서 “울산은 내 지역구고, 내 고향인데, 울산 가는 게 왜 화제가 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 대표·장 의원의 행태는 친윤·지도부의 불출마·험지 출마를 권유한 혁신위에 어깃장을 놓는 역주행이 아닐 수 없다.
지난달 23일 “전권을 주겠다”며 직접 인 위원장을 임명한 김 대표는 정작 혁신위의 ‘친윤·지도부 험지 출마’ 권고안이 나오자 “개인이 결정할 문제”라고 하는 등 말을 바꿨다. 혁신위는 자신들의 활동이 좀처럼 동력을 얻지 못하자 지도부·친윤의 험지 출마 요구를 30일 공식 안건으로 의결해 최고위에 제출할 방침이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총선이 아직 넉 달여나 남은 상황에서 혁신위의 쇄신 속도가 지나치게 급하고 빠르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국민의힘 혁신은 용두사미가 될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은 이미 환골탈태를 천명했던 혁신위 발족 당시의 초심을 잃고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 이전으로 되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도권 중심으로 일신하겠다던 당 지도부의 면면은 오히려 영남 색채가 더 짙어졌고, 선거 참패에 책임을 져야 할 김 대표는 주도권 강화에 나섰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한 정당은 늘 혹독한 심판에 직면했다는 점을 국민의힘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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