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권리당원' 강화 속도전...비명 "팬덤 정치 늪" 반발
[앵커]
더불어민주당이 당 일각의 반대에도 대표 선출 과정에서 권리당원의 표 비중은 높이고, 대의원의 비율은 낮추는 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60배가량 차이 나는 표의 가치를 맞춰가겠다는 건데, 비명계는 팬덤 정치의 늪에 더 빠질 거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기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 선출, 즉 전당대회 과정에서 대의원 1표는 권리당원 60표와 맞먹습니다.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 지방의원 등 소수 대의원들의 표 가치가 훨씬 높아 당원들의 불만이 적잖았습니다.
민주당 지도부가 추진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은 이런 비율을 1대 20 미만으로 낮춰 권리당원의 권한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권칠승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권리당원과 대의원을 전체의 70%로 하되,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비중 차이를 20:1 이내로 한다는 내용입니다. 20:1 정도는 그래도 당내 공감이 있는 범위다, 이런 판단이….]
당원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선 불공평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의원총회와 중앙위원회 의결을 거쳐 개정 절차를 매듭짓겠단 방침입니다.
이재명 대표 역시 '표의 등가성'을 강조하며 힘을 실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1인1표제에 대한 열망이 매우 큰 건 사실인데 그 방향으로 가야 하긴 하겠지만 단번에 넘어서기는 어려운 벽이어서 한 걸음씩….]
비명계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호남 편중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대의원제가 사실상 폐지되면, '강성 팬덤'의 입김에 더 휘둘릴 거라고 지적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김종민 / 더불어민주당 의원(어제) : 70% 중에 대의원들이 7% 정도, 나머지 63%가 (권리) 당원, 이런 구성이 될 거라고 봐요. 당내 민주주의를 포기하는 선언이다. 팬덤 정치의 늪에 스스로 빠지게 되는 길이다….]
내년 8월 치러질 전당대회 규칙을 왜 벌써 바꾸려는지,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기류도 감지됩니다.
권리당원 지지세가 강한 친명 주류가 사법리스크에 휩싸인 이재명 대표의 혹시 모를 공석 사태까지 염두에 두고, 포석을 두는 것 아니냐는 취지입니다.
[조응천 / 더불어민주당 의원(KBS 라디오) : 결국은 정치적으로 든든한 배경이 되고 힘이 되는 것은 팬덤이라고 느꼈을 것이기 때문에 그걸 약화시키는 일은 스스로 하지는 않을 겁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가 경선에 나설 경우 감점 비율을 30%로 강화하는 방안도 공천 심사 규칙 테이블에 올려뒀습니다.
비명계는 이 또한 '찍어내기'가 우려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민주당의 내홍 불씨가 점차 커지는 모습입니다.
YTN 박기완입니다.
YTN 박기완 (parkkw061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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