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로 간 ‘42세 외야수’…다시 환하게 웃을까
올해도 216이닝 뛴 ‘진짜 외야수’
최원호 감독 “송구 능력 여전”
우타 대타로도 매력적인 카드
프로야구 한화의 선택이 아니었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한화는 지난 22일 2차 드래프트에서 하위 3개 구단에 돌아가는 4라운드 지명권을 SSG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 영입을 위해 썼다.
SSG가 특이 조치 없이 원클럽맨 김강민을 35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것이 논란이었지만, 한화가 내년이면 만 42세가 되는 1982년생 외야수를 지명한 것도 놀라운 일이었다.
무늬만 외야수가 아닌 진짜 외야수로 롱런해 온 김강민이었다. 그래서 가능한 장면이었다. 최근 몇년치 성적을 근거로 붙박이 주전으로 분류할 국내 외야수 한 명이 없는 한화였기에 생각할 수 있는 선택이기도 했다.
나이 40대 외야수가 실제 외야수로 자주 출전한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다. 김강민 또한 만 39세이던 2021시즌만 해도 외야수 출전 이닝이 567이닝이었지만, 올해는 외야수 출전 이닝이 216이닝까지 줄었다.
사실은, 만 41세 시즌의 216이닝 외야수 출전 기록만으로도 대단한 수치다. 김강민처럼 외야수로 가치를 인정받고 외야수로 당연한 듯 출전한 40대 베테랑 외야수는 리그 역사에도 드물었다.
예컨대 ‘적토마’로 불린 이병규(삼성 수석코치)는 LG 선수로 만 40세 시즌이던 2014년 외야수로 176이닝을 뛴 뒤로 외야수 출전 기록은 거의 사라졌다. 또 1983년생 최형우(KIA)는 올해 만 40세 시즌을 보내며 여전히 타격 경쟁력을 보이면서도 외야수로는 107이닝만 뛰었다
김강민이 내년 시즌 외야수로 어느 정도 존재감을 보일지 그 또한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26일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뒤 기자와 통화하며 김강민 ‘활용법’을 다양하게 가져갈 뜻을 전했다.
한화는 올해 외야 수비 이닝으로 보자면 신인 문현빈이 926이닝으로 가장 많았고 이진영(845이닝), 닉 윌리엄스(462이닝)가 뒤를 이었다. 새 외국인 외야수 요나탄 페라자가 가세한 가운데 한화는 외야진을 여전히 만들어가는 중이다.
최 감독은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변수 발생이 불가피한 외야진에서 김강민을 언제든 꺼내들 수 있는 카드로 쥐고 있을 예정이다. 최 감독은 “송구 능력이 지금도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원래 자리인 중견수뿐 아니라 우익수로 투입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타 대타 카드도 늘렸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한화는 지난 시즌 대부분 타격 지표가 바닥을 찍은 가운데 대타 성공률도 0.178로 9위에 그쳤다. 특히 우타 대타 자원에 대한 아쉬움이 컸는데, 노림수 좋은 김강민이 그 자리까지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승호 선임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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