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류시설은 공터에, 카누는 창고에’…부실 40억 사업
[KBS 광주] [앵커]
광양시가 농가 소득에 도움을 준다며 40억 원을 들여 한 농촌 마을에 장터도 만들고, 수상 레저시설도 갖췄습니다.
하지만 사업을 마친 뒤 2년째 시설물을 놀리고 있어서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40억 농촌마을' 개발사업 현장을 이성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매실로 유명한 광양시 다압면,
섬진강 변 한쪽에 나무 데크와 파라솔이 덩그러니 세워져 있습니다.
주민들이 특산물을 팔거나 중고품을 거래하는 플리마켓으로 쓰겠다며 지은 '마을 장터'인데 전기도, 수도 시설도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준공 후 2년 가까이 한 번도 사용한 적 없습니다.
[마을 주민 : "2년째 저렇게 (파라솔을) 묶어놓고 있어요. 다시 사용하려고 하면 사용 못 해요. 다 헛돈 아닙니까. 세금 날리고."]
레저용 배를 댈 수 있는 계류시설은 강이 아닌 주차장 한쪽에 방치돼 있습니다.
애초 섬진강에 설치했지만 지난여름 호우에 쓸려갈까 봐 주차장에 옮겨 놓은 뒤 그대로 둔 겁니다.
[김금석/마을 주민 : "(계류시설을) 이대로 놔두고 있는 거죠. 무용지물이 돼서 있는 겁니다."]
수상레저용 카누와 카약은 한 창고에 들어 있습니다.
포장도 뜯지 않은 채 2년째 먼지만 쌓여 있습니다.
광양시는 농촌마을을 활성화하겠다며 국비 등 40억 원을 들여 이른바 '맑은물 푸른농촌사업'을 벌였습니다.
지난해 2월 사업을 완료했지만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현장이 둔치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김금석/마을 주민 : "맑은물 사업을 하기 위해서 해놓고 저런 썩은 물이 있어서야 되겠느냐 이거 보세요. 엉망입니다. 여름에는 냄새나서 다니지도 못해요.]
광양시는 장터와 수상레저시설 활용 방안을 찾고 있고, 침수지역에 추가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배길민/광양시 농촌개발팀장 : "(다른) 사업에서 나오는 모래나 토석을 이용해서 저쪽(침수지역)에 매립하는 것으로 계획 중에 있습니다."]
광양시가 농촌 마을 주민들의 소득을 높인다며 추진한 농촌마을 개발사업이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이성각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이성각 기자 (dril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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