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순수 신인" 신인왕 놓쳤지만, 윤영철이 받은 15표의 가치는 사라지지 않는다
윤영철 15표 획득으로 신인왕 획득에는 실패
“올 시즌 내 점수는 50점. 신인이니까 잘한다고 해준 것”
“그립 보인다고 해서 투구폼 약간만 바꿨다”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신인이라서 잘한다고 해준거지. 저는 50점밖에 안돼요”
오키나와에서 맹훈련을 하고 있던 윤영철은 자신에게 유독 박했다. 여전히 만족하지 못했고, 내년 시즌에는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가득했다.
윤영철이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왕 획득에 실패했다. 문동주가 85%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고, 윤영철은 15표로 2위를 차지했다. 어느정도 예상했던 결과였다. 이미 문동주가 신인왕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징후들이 많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영철은 그다지 크게 개의치 않았다. 늘 그렇듯 자신이 해왔던 대로 해나가면 된다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별로 아쉬운 것은 없다. 10승을 못한 것도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최선을 다해서 얻은 결과일 뿐이다”라고 시크하게 말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도 가장 잘던진 경기가 아니라 자신이 처음으로 던졌던 데뷔전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겸손하게 말하지만, 윤영철(은 올 시즌 KIA가 발굴한 최고의 히트 상품이다.
최종 성적 122.2이닝에 8승 평균자책점 4.04. 용병 투수가 부진하며 하위권에 머무른 KIA 타이거즈 선발진에 한 줄기 빛이나 다름 없었다. 8월 12일 부산 롯데전에서 아웃카운트 1개를 잡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울 법하지만, 시즌 끝까지 완주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승수는 모자라지만 이닝과 평균자책점이 팀 선배 이의리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1년 차 신인에게는 대성공이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무엇보다 윤영철의 가치는 단 한번도 다치지 않고 풀타임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는 것이다. 윤영철은 시범경기부터 임기영과 선발 투수경쟁을 했으니 올 시즌이 상당히 길었다. 그 와중에도 시즌을 끝까지 치뤘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가 있다. 특별히 팀을 특별히 가리지 않았고, 구장도 특별히 가리지 않았다.
보통 신인들은 한 시즌을 버티는 것 자체가 힘들다. 고교야구에서는 이렇게 긴 시즌을 지속적으로 공을 던지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전국대회를 하나 치르면 휴식을 길게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해도 시즌 초반까지는 많은 신인투수들이 두각을 나타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떨어졌다.
많은 관계자들은 윤영철에 대해서 “던질줄 아는 투수”라고 표현한다. 스스로 운영을 할 줄 알고, 몸에 맞게 구속을 조절할 줄 안다.
프로에서도 곧바로 통할 수 있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보유하고 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영철이에게는 항상 5이닝 3실점을 바란다. 이정도만 해줘도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녔다. 이미 내년 시즌 선발 한 자리를 사실상 확정받은 선수이기도 하다. 항상 윤영철을 보면 아빠미소가 가득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윤영철은 이번 겨울 또 다시 변화를 시도한다. 오키나와에서 열심히 투구폼을 수정하던 윤영철은 “크게 건드리는 것은 없다. 팔을 먼저 빼는 동작만 없애고 그대로 연결한다. 나머지는 크게 바뀌는 것이 없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내가 수정을 하겠다고 한 것이다. 손을 먼저 뺄 때 그립이 보인다고 야수 형들이 이야기를 해주시더라. 그래서 왠지 신경이 쓰여서 수정하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KIA는 1군급 선수에 한해서는 절대로 먼저 요청하기 전에 폼을 건드리지 않는다. 2군 선수들도 1~2년차 선수들의 폼은 건드리지 않느다. 그리고 ATSC. 그러니까 구속을 증강시키는 KIA의 시스템을 윤영철에게는 아직 적용해보지 못했다. 왜냐하면 윤영철은 입단하자마자 곧바로 마무리 캠프부터 시작해서 스프링캠프까지 1군에 있었고, 시범경기부터 쭉 경기에 투입되었기 때문이다.
윤영철은 12월에는 서울에서 휴식을 취하며 개인운동을 할 예정이다. 지친 몸을 쉬게 하고 마음껏 하고 싶었던 일도 하면서 스프링캠프를 준비하게 된다.
평생에 한번 뿐인 신인왕 수상에 실패한 것은 아쉽다. 하지만 신인왕 수상 여부와 무관하게 윤영철이 획득한 15표의 가치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에게는 '2023년 최고 순수 신인'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엄청난 연봉상승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2년간 7번 임신' 본능아내 "남편과 부부관계 싫진 않아"
- "정우성·문가비 만남, 오래된 現연인과 잠시 헤어졌을 때"…새 주장(종합)
- 박나래, 얼굴에 멍 자국 "강남 아빠한테 맞았다"
- 한가인 "소개팅 경험 有…남친 군대 있을 때 나갔다"
- 유흥주점 30대 여성 숨진 채 발견…바닥에 피 흥건
- 이영애, '김여사 연관설' 제기한 유튜버 상대 손배소 패소
- 포클레인에 결박 당한 전처…1년 헬스로 힘 키워 전 남편 보복 살인
- 국제부부 남편 "외도 했지만 성관계 無…벌거벗고 스킨십만"
- '햄버거집 계엄 모의' 노상원…성폭력 전과에 역술인 활동까지
- 1등 나오자 "너도 빨리 사"…회사 동료 10억씩 복권 당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