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까진 독립 안 할래요” 청년 절반이 부모와 함께 산다
2020년 19~34세 1021만명
81%가 미혼…20% ‘나혼산’
서울 광진구에 사는 손모씨(29)는 지금껏 한번도 부모와 떨어져 생활한 적이 없다. 부모의 지원을 받던 학창 시절은 물론 올해 초 취업해 돈을 벌기 시작한 뒤에도 손씨는 굳이 돈 들여가며 자취방을 구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30대 중반쯤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 손씨는 그 전까지는 계속 부모 집에서 살 예정이다. 손씨는 “주거 비용을 아낄 수 있고 가사노동 부담도 덜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부모님도 내 생활을 충분히 존중해주셔서 답답함도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국내 청년층 10명 중 8명이 미혼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청년 수는 최근 빠르게 늘고 있는데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 비중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로 분석한 우리나라 청년 세대 변화’를 보면 2020년 기준 만 19~34세 청년 수는 1021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국내 인구 대비 비중은 20.4%였다. 청년 인구 비중은 2000년 28.0%(1288만3000명)에서 20년 새 7.6%포인트 줄었다. 2050년에는 11.0%(521만3000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계됐다.
2020년 기준 미혼 상태인 청년 인구는 783만7000명으로, 집단시설이 아닌 일반가구 거주 청년(961만5000명)의 81.5%에 달했다. 5년 전에 비해 비율이 6.5%포인트, 20년 전보다는 27%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초혼 연령이 높아지고 과거에 비해 비혼 분위기도 더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평균 혼인 연령대(남자 33.2세·여자 30.8세)인 30~34세 청년의 미혼 비중은 56.3%로, 2000년(18.7%)과 비교하면 약 3배 늘었다.
미혼 청년이 늘면서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도 많아졌다. 배우자와 함께 살고 있는 청년 비중은 2000년 37.1%에서 2020년 15.5%로 20년 새 급락했다. 반면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 비중은 같은 기간 46.2%에서 55.3%로 10%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1인 가구 청년 비중도 6.6%에서 20.1%로 13%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청년 대졸자는 최근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2020년 기준 대학을 졸업한 청년 수는 509만8000명으로 집계되면서 5년 전에 비해 19만6000명 줄어들었다. 청년 대졸자 비중도 같은 기간 54.2%에서 53.0%로 감소했다. 이 비중은 2000년 32.6%였는데 2010년대 중반까지 가파르게 늘다가 최근 주춤해졌다.
반대로 일하는 청년 인구는 늘고 있다.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 수는 2020년 601만2000명으로 2015년에 비해 25만명 증가했다. 경제활동을 하는 청년 비중도 59.0%에서 62.5%로 3.5%포인트 늘었다. 이 비중은 2010년 59.8%에서 2015년에는 소폭 감소했는데, 대졸자 비중 하락 추세와 맞물리며 최근 다시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학교를 다니고 있거나 잠시 휴학하고 있는 등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에서도 경제활동을 하는 청년 비중은 2000년 13.3%였는데 2020년 28.4%까지 증가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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