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항공기 4대 중 1대, 식중독균 나왔다
대한민국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국제선 항공기 4대 중 1대에서 병원성 대장균과 비브리오균, 살모넬라균 등 식중독을 유발하는 균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단했던 항공기 위생 점검을 3년 만에 재개하자 나온 결과다.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철저한 방역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7월 31일부터 11월 14일까지 국내 주요 국제공항 5곳에 도착한 국제선 항공기 493편을 대상으로 콜레라 및 장내 세균 10종을 검사한 결과, 58편(11.8%)에서 병원균이 검출됐다”고 27일 밝혔다. 병원균 검출률은 국적사 항공기가 9.9%(294편 중 29편), 외항사가 14.6%(199편 중 29편)로 집계됐다.
이번 검사는 항공기가 공항에 도착해 승객이 내린 직후 질병청 검역관들이 기내 화장실의 손잡이와 변기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검사 결과, 장독소성 대장균(39건), 장병원성 대장균(32건), 장염비브리오·살모넬라균(각 4건), 세균성 이질균(2건), 장출혈성 대장균(1건) 등 총 82건의 병원균이 검출됐다.
이 병원균들은 환자의 대변을 통해 배출되며, 균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면 감염된다. 감염 후 1~4주 사이 두통이나 오한, 발열, 복통, 변비, 설사 등 증세가 나타난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 임산부의 경우 복막염 등 심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청 관계자는 “화장실에 다녀온 뒤 흐르는 물과 비누를 이용해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고 했다.
공항별로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항공기에서 병원균 검출률이 가장 높았다. 222편 중 49편(22.1%)에서 병원균이 나왔다. 대구·김해공항에서는 각각 3.7%, 3.3%였다. 제주·무안공항 항공기에선 병원균이 나오지 않았다. 인천공항의 경우 병원성 대장균 검사 항목을 1종에서 4종으로 늘려 검사해 검출률이 높게 나왔다는 분석도 있지만, 1%를 밑돌았던 코로나 이전 검출률을 감안하면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청은 코로나 사태로 항공기 운항편이 최대 95%까지 격감하자 2020년부터 지난 7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항공기 탑승 검역을 중단했다. 이후 단계적 일상 회복에 따라 항공편이 증가하자 지난 7월 31일부터 항공기 내 검역을 재개했다. 이번 시범 검사는 국적사 항공기와 필리핀·인도·에티오피아 등 식중독 위험 국가에서 도착한 항공기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질병청은 병원균이 검출된 항공기를 운용하는 항공사에 검사 결과를 통보하고, 항공기 소독을 요청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대상 항공편과 대상 국가를 늘리고, 화장실 손잡이와 변기뿐 아니라 승객 좌석 시트와 통로 바닥, 좌석 위 선반 등으로 조사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질병청은 미국과 영국 등에서 항공기 내 빈대 물림 민원이 발생하고, 빈대 유입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자 항공기와 선박, 화물을 대상으로 빈대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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