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햄튼 에이스 '코리안 가이' 황희찬, 유력한 '득점 1위' 급부상...시즌 두자릿수 공격포인트 도전
[포포투=김아인]
이제 울버햄튼의 핵심 키 플레이어는 황희찬이다. 영국에서도 황희찬이 유력한 득점자 후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울버햄튼은 28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풀럼과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13라운드를 치른다. 울버햄튼은 현재 리그 12경기 4승 3무 5패로 12위(승점15)에 위치하고 있다.
개막 초기 울버햄튼의 흐름은 좋지 않았다. 이적 시장 기간 동안 원활한 보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불만을 가졌다. 결국 개막 직전 팀을 떠났고, 부랴부랴 게리 오닐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다소 불안한 출발을 가졌다.
곧 성적으로 드러났다. 6경기에서 1승 1무 4패로 시즌을 시작한 울버햄튼은 컵 대회에서도 3부 리그 팀인 입스위치에도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승격 팀인 루턴 타운과도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강등권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분위기가 점점 살아나기 시작했다. 특히 황희찬의 컨디션이 쾌조를 달린 이유가 컸다. 개막 직후 황희찬은 주로 교체로 투입됐다. 1차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패했지만, 황희찬은 특유의 돌파력으로 좋은 인상을 남기며 시즌을 시작했다.
이후 2차전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전에서 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에버턴전 직후 부상 소식이 알려졌지만, 크리스탈 팰리스를 만난 4차전에 출전해 자신의 두 번째 골을 신고했다.
득점력에 제대로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 황희찬은 5라운드 리버풀을 상대로도 7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했다. 루턴 타운전에서는 침묵했지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도 전반 4분 만에 시즌 4호 골을 넣으며 부진했던 울버햄튼의 해결사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시티전을 앞두고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견제를 받기도 했다. 경기를 앞두고 사전 기자회견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늘 울버햄튼을 상대로 힘든 경기를 치르곤 했다. 울버햄튼이 가지고 있는 선수들의 실력 때문이다. 특히 페드로 네투, 마테우스 쿠냐, 그리고 그 '코리안 가이'는 뛰어난 수준을 가진 공격수들이다"라고 언급했다.
과르디올라의 발언은 도마에 올랐다. 일부 축구팬들은 ”지금 황희찬만 코리안 가이라고 말한 거야?“, ”자신을 코리안 가이라고 말한 펩을 상대로 황희찬이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 ”그의 이름은 코리안 가이가 아니라 황희찬이다“ ”네투도 포르투갈 가이라고 말해“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황희찬은 보기 좋게 '코리안 가이'의 저력을 보여줬다. 1-1로 팽팽하던 맨시티전에서 울버햄튼의 결승골을 넣었다. 대이변을 장식한 울버햄튼으로 인해 맨시티는 7경기 만에 리그에서 패배하며 무패행진을 마감해야 했다.
새로운 별명을 얻은 황희찬의 활약은 10월에도 이어졌다. 맨시티전을 시작으로 선발 출전하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황희찬은 아스톤 빌라전에서도 선발 출전해 후반 초반 네투의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해 5호 골을 터트리며 무승부에 기여했다.
여러 기록을 장식하게 됐다. 컵 대회 골을 포함 시즌 6호 골로 울버햄튼 입단 후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넘었다. 황희찬은 2019-20시즌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모든 대회를 통틀어 40경기 16골을 넣은 바 있다. 지난 2021-2022시즌 울버햄튼 입단 당시에는 리그 30경기에 출전해 5득점을 올린 것이 최다 기록이었다. 또 12번의 슈팅으로 5골을 터트린 것이 프리미어리그(PL) 골 전환율 1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계속해서 공격 포인트를 이어갔다. 9라운드 본머스전에서 황희찬은 칼라이지치의 결승골에 패스를 보내며 도움을 기록했다. 1-1 상황에서 후반 43분 극적으로 터진 골로 울버햄튼이 극장 승리를 맛보게 됐다.
뉴캐슬전에서도 귀중한 동점골을 만들었다. 당시 뉴캐슬이 전반 동안 2골을 먼저 넣으며 2-1로 앞서가고 있었다. 뉴캐슬의 골문을 계속 두드리던 울버햄튼은 후반 26분 토티가 수비수와의 경합을 이겨내며 찔러준 패스를 황희찬이 침투해 받았다. 이어 박스 앞에서 막아서는 수비를 차례로 벗겨내며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고, 2-2로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황희찬의 리그 6호 골이었다. 올 시즌 물 오른 득점 감각을 자랑하는 황희찬은 자신의 단일 시즌 PL 통산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또 구단 사상 최초로 홈에서 6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슴 철렁했던 순간이 있었기에 황희찬의 활약이 더욱 빛난 경기였다. 전반 추가시간 뉴캐슬의 2번째 골은 황희찬이 석연치 않은 판정 속 페널티킥 기회를 헌납한 득점이었다. 이에 어떻게든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결국 득점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갚았다.
황희찬의 골은 PL 10월 이달의 골 후보에도 올랐다. 황희찬은 야콥 브룬 라르센(번리), 잭 해리슨(에버턴), 브라이언 음뵈모(브렌트포드), 사만 고도스(브렌트포드), 디오고 달롯(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디 은케티아(아스널), 필립 빌링(본머스)와 함께 경쟁을 가졌다.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쟁쟁한 후보들과 겨룰 만한 위치에 올랐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
대신 다른 상을 들어올렸다. 황희찬은 울버햄튼의 10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했다. 울버햄튼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황희찬은 10월 세 번의 전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로 공헌했다. 사사 칼라이지치와 페드로 네투에 이어 울버햄튼의 세 번째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황희찬은 45%의 투표율로 2년 전에 이어 두 번째로 울버햄튼의 이달의 선수로 뽑혔다.
11월에도 황희찬의 활약은 계속되고 있다. 11라운드 셰필드전에서 팀은 아쉽게 1-2로 패배했지만, 황희찬은 후반 45분 벨레가르드의 동점골에 어시스트를 하며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이어갔다. 토트넘 훗스퍼와의 12라운드에서는 손흥민과 코리안 더비로 마주했다.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풀타임을 소화하며 선제골로 뒤지던 상황에서 후반 추가시간 내리 두 골로 역전한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12경기에서 6골 2도움을 기록한 황희찬은 울버햄튼의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팀 내 득점 1위에 올라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에 대해 "득점 능력이 출중하고, 경기의 전술과 우리가 추구하는 플레이에 대한 이해력이 높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을 즉시 보여줄 수 있는 축구 지능을 가졌다. 새로운 걸 시도하려고 할 때 이는 특별히 도움이 된다"라며 황희찬을 칭찬했다.
당연한 결과는 아니다. 황희찬은 과거 레드불 잘츠부르크 시절에도 피나는 노력을 지속했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그를 지도했던 오스카 가르시아 감독이 "우리는 훈련이 끝난 오후에 황희찬을 따로 만났다. 속도는 매우 좋았지만, 마무리와 같은 일부 기술을 향상시켜야만 했다"라고 황희찬이 남아서 따로 추가 훈련을 가졌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어 "황희찬은 득점 기회를 많이 잡았지만, 성공률이 그리 높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따로 많은 훈련을 했다. 정말 많은 훈련을 했지만, 황희찬은 불평하지 않았다. 그는 항상 배우고 발전할 준비가 돼 있었다"라고 황희찬의 성실함을 칭찬하기도 했다.
오는 풀럼전에서도 강력한 키플레이어로 손꼽힌다. 영국 유명 베팅업체인 '스카이 벳'은 풀럼전을 앞두고 어느 팀에서나 언제든지 득점할 수 있는 울버햄튼의 선수로 황희찬을 뽑았다. '스카이 벳'은 황희찬의 득점 배당률이 2/1라고 밝혔다. 황희찬이 선제골을 넣을 배당률 역시 11/2라고 언급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27일 “황희찬이 '스카이 벳'에서 득점에 성공할 유력 후보로 지지를 받고 있다. 울버햄튼 선수들은 지난 토트넘을 상대로 결정적인 승리를 거둔 후 자신감을 가질 것이며, 황희찬도 그 중 하나에 속한다”라고 황희찬을 조명했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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