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 “폐렴 유행, 신종 바이러스 아냐”

어린이 중심 호흡기질환 등 급증
연령대별로 주요 병원체는 달라
당분간 감염병 확산세 이어질 듯

중국 보건당국은 최근 중국에서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급성 호흡기질환이 신종 바이러스는 아니라면서도 호흡기질환 확산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7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코로나19 이후 첫 겨울을 맞아 인플루엔자, 리노바이러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급성 호흡기 질환이 겹치면서 전역에서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의 한 소아전문병원이 환자들로 가득찼다. 중국 매체 펑파이 홈페이지 캡처

왕화칭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면역계획 수석전문가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여러 경로를 모니터링한 결과 연령대별로 호흡기 감염병에 유행하는 주요 병원체가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0∼4세는 리노바이러스, 5∼14세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15∼59세는 리노바이러스와 코로나19, 60세 이상에서는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HMPV)와 일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우세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호흡기질환 유행은 코로나19 대유행기를 거치며 면역력 저하로 발생한 ‘면역 격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3년간 사람들이 예방을 잘해왔고 사회적 접촉을 줄여 코로나19뿐 아니라 다른 호흡기질환 감염도 줄었지만 이런 경향이 결과적으로 항체 수준을 줄여 면역 격차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리통정 수도의과대학 부설 베이징유안병원 호흡기·감염병과 주임은 “코로나19 기간 태어난 많은 어린이는 병원균에 덜 노출돼 더 취약해졌다”며 “그 결과 올해 호흡기질환 감염률이 지난 3년 대비 크게 증가했고 2019년 수준도 넘어섰다”고 말했다. 리 주임은 “독감 정점은 1∼2주 더 지속될 수 있으며 어린이와 젊은 층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아과를 찾는 어린이 환자도 크게 늘었다. 신경보에 따르면 지난 9월 하순부터 어린이 호흡기 감염 환자가 증가하면서 베이징 수도소아과연구소의 경우 일일 문진 환자가 최고 9378명에 달했고 10∼11월은 진료 능력 포화상태다. 수도소아과연구소는 환자가 밀려들자 근무 의사를 평소보다 86% 늘렸고 검사센터와 약학부, 방사선과 등의 직원 역시 45%가량 더 투입했다.

중국은 올해 여름부터 전국에서 발병하기 시작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겨울철 들어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인플루엔자 등 다른 바이러스까지 확산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