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2부 거쳐 1부 입성한 강민지 "롤 모델 김효주와 경기 설레요"

김기중 2023. 11. 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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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시즌 LPGA 1부 투어 출전권을 획득한 강민지가 LPGA 2부 투어인 엡손 투어에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 크라우닝 제공

“김효주 프로가 롤 모델이에요. 저하고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긴 한데 훨씬 대담한 것 같아요. 가까이서 보고 배우고 싶어요.”

2023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다승왕 임진희, 이소미, 성유진, 홍정민 등 국내 무대에서 강자로 이름을 알린 선수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위해 퀄리파잉(Q) 시리즈 최종전에 도전한다. Q시리즈 상위 20위 안에 들면 내년 LPGA 투어 풀 시드를 보장받는다.

하지만 이들보다 앞서 2024시즌 LPGA 투어 출전권을 획득한 한국 골퍼가 있다. 강민지(24)가 그 주인공이다. LPGA 1부 투어 데뷔를 위해 미국에서 훈련 중인 강민지를 23일 화상 통화로 만나봤다.

강민지는 국내 골프 팬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강민지는 중학교 1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 골프 선수에 목표를 두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생 때였다. 골프계에 두각을 나타내는 것 역시 또래에 비해 늦을 수밖에 없었다.

부족한 경험 탓에 친구들이 프로 무대 문을 두드리던 20세 때도 그는 아마추어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대부분 중ㆍ고등학생 시절 발탁되는 국가대표 상비군도 용인대 재학 시절 뽑혔다. 당시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함께 활동했던 선수들은 그보다 네댓 살 어렸던 이예원과 방신실이었다.

2024시즌 LPGA 1부 투어 출전권을 획득한 강민지가 LPGA 2부 투어인 엡손 투어에서 경기 도중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크라우닝 제공

전국 대학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등 국내에서 서서히 이름을 알려가던 강민지는 2020년 돌연 미국행을 택했다. 주니어 시절부터 자신을 지도하던 조병철 프로가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자 스승을 따라 미국 대학에 진학해 학업과 LPGA 투어 도전을 병행하기로 결심하게 된 것이다. 강민지는 “초등학교 때 국제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면서 “미국 코스를 다양하게 경험하다 보면 LPGA 투어 도전이 조금은 수월해질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낯선 땅에서 학업과 선수 생활을 함께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강민지는 LPGA 투어 무대 도전 첫해 만에 2부 투어인 엡손 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다. 강민지는 2023년 엡손 투어에서 꾸준함을 보였다. 비록 우승은 거두지 못했지만 22차례 출전한 대회에서 톱10에 8차례나 이름을 올리며 톱10 피니시율 2위를 기록했다. 하트포드 대회에서는 연장 승부 끝에 아쉽게 우승을 내주기는 했지만 시즌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두는 등 엡손 투어 상금순위 5위에 오르며 내년 LPGA 1부 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강민지는 장타보다는 샷의 정확도가 장점인 선수다. 반면 그린 주변에서의 플레이는 1부 투어 데뷔를 앞두고 있는 강민지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던 경험 역시 그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한다. 그는 “퍼팅은 괜찮은데 그린 주변에서 플레이가 좀 약하다. 멘털적으로도 좀 부족한 것 같다”면서 “올해 정식 투어 일정을 처음으로 뛰어봤는데 체력적으로도 좀 힘들었던 만큼 준비를 잘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2024시즌 LPGA 1부 투어 출전권을 획득한 강민지가 LPGA 2부 투어인 엡손 투어에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 크라우닝 제공

강민지는 자신의 롤 모델인 김효주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LPGA 1부 투어 데뷔에 기대가 크다. 그는 “갤러리로 본 적은 있지만 같이 경기를 해본 적은 없는데 가까이서 보면서 잘하는 부분들을 직접 보고 싶다”고 들뜬 표정을 지었다.

강민지는 자신처럼 국내 프로 생활을 거치지 않고 미국 무대 도전을 고려 중인 후배들에게 “다양한 코스와 잔디, 다양한 나라의 선수들과 함께 공을 치는 것이 너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미리 영어공부를 하는 것은 필수”라고 조언했다.

강민지의 내년 LPGA 투어 목표는 당연히 신인왕이다. 그는 “신인왕은 기회가 한 번뿐이다 보니 욕심이 난다”면서 “1승도 해보고 싶고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보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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