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의 휴가는, 어머니다"…김해숙·신민아, 눈물의 모녀 (시사회)
[Dispatch=구민지기자] "이 작품을 하며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못다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김해숙)
김해숙은 '국민 엄마'로 손꼽히는 배우다. 세련된 사모님부터 억척스러운 중년, 자식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 다채로운 역할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갔다.
영화 '3일의 휴가'(감독 육상효)를 통해 '딸'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됐다. 엄마 역할을 하며 돌아가신 모친을 떠올렸다. 울음을 꾹 참다가, 결국 눈물을 훔쳤다.
김해숙은 신민아와 모녀지간으로 분했다. 한 평생 딸을 위해 희생한 엄마다. 신민아는 그의 사정을 알면서도 애증한다. 애절한 스토리로 눈물 버튼을 눌렀다.
"저희도 영화를 보면서 엄청 울었어요.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신민아)
'3일의 휴가' 언론시사회가 27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이날 김해숙과 신민아를 비롯해, 강기영, 황보라, 육상효 감독이 참석했다.
'3일의 휴가'는 힐링 판타지다. 딸을 만나러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 분)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 분)의 이야기.
김해숙은 현실에서 눈에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역할이다. "하늘에서 내려온 엄마이기에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그럼에도 엄마일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저희 엄마가 하늘에서 내려오면 어떠셨을까', 사람은 누구나 이별을 해야 하잖아요. 제게 만일 이런 일이 있다면 딸한테 어떻게 할까 생각했습니다."
그는 눈시울을 붉혔다. "저 역시 진주였다. 지금 제 딸도 진주다. 이 세상 모든 자식들이 똑같을 것이다. 모든 분이 공감할 수 있게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해숙은 "가장 가깝고, 소중한 사람에게 해야 할 말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저 역시 어머니께 그랬다. 극중 진주가 그 말을 대신해 준 것 같다"고 울먹였다.
"저도 어머니께 '고맙다', '사랑한다', '미안하다', 그 쉬운 말을 못 했습니다. 살아계실 때 해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는 영화입니다."
신민아는 딸 '진주' 역을 맡았다. 돌아가신 엄마를 사무치게 그리워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엄마의 백반집을 운영한다. 복합적인 감정을 소화해냈다.
그는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저 역시 누군가의 딸이라는 점이다. 딸이 엄마를 대하는 감정이 복잡하면서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엄마는 제일 편하면서, 감정 표현을 많이 하는 존재다. 진주는 엄마에 대한 애증의 마음이 있다"면서 "다른 상황이지만 공감이 쉽게 됐다"고 털어놨다.
"모든 딸들이 생각하는 엄마에 대한 보편적인 감정을 떠올렸어요. 엄마가 하늘나라에 간 다음의 진주에 마음에 공감하려고 했습니다."
결과물은 성공적이었다. 육 감독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모녀 관계 속 어떤 실수를 하고, 헤어졌을 땐 어떻게 그리워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미소 지었다.
육상효 감독은 "부모는 절대 자식을 배신하지 않는다. 철저한 본능이라고 생각한다. 일상 속의 관계를 보고 공감하길 바라며 영화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물론, 쉽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김해숙은 "영혼이기에 서로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고, 한 공간에 있지만 감정이 통하지 않게 따로 연기해야했다"고 회상했다.
일례로, 세 사람이 마주 보면서 각자 이야기를 하는 장면. "혼자서 말을 해야 했다. (다른 대사는) 들리지 않았다.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답답했다"고 웃었다.
김해숙은 "많은 엄마 역할을 해왔다. 영화를 보고 우리 (신)민아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눈빛과 서로 통하는 감정이 모녀같았다"고 강조했다.
딸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정말 예쁜 딸이었다. 친딸처럼 케미가 좋았다. 현장에서도 닮은 게 많았다. 함께 연기한 게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신민아도 "사실 처음엔 부담스러웠다. 막상 연기하니 편안했다. 아무것도 안 해도 김해숙 덕분에 사연이 묻어났다. 감사한 마음이 가슴 깊이 남았다"고 알렸다.
육 감독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부모님의 전화를 잘 받자'"라고 소개했다. 김해숙은 "부모님, 가족들에게 전화 한 통 할 수 있는 따뜻한 영화"라고 마무리했다.
한편 '3일의 휴가'는 다음 달 6일 개봉한다.
<사진=송효진기자(Disp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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