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상'만을 기다렸다…초대 수비왕이 된 영광의 얼굴들

올해 KBO 수비상 신설…박해민·양의지·허경민·오지환 등 10명 수상
LG 박해민 "투수들이 중견수 쪽으로 타구 많이 맞아줘 내가 빛났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LG 박해민이 수비상(중견수)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3.11.27.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윤서 기자 = KBO리그에서 뛰어난 수비력을 뽐낸 선수들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2023 신한은행 쏠 KBO 시상식'에서 수비상이 처음으로 수여됐다.

메이저리그에는 공격이 아닌 수비 실력만 평가하는 리그 최고 권위의 상인 골드글러브가 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처음으로 올해 유틸리티 부문을 수상했다.

KBO리그는 지난 시즌까지 수비에서 빛난 선수들을 위한 상이 없었으나 올해 수비상이 신설됐다. 초대 수상자는 각 포지션별 1명씩 모두 10명(유격수 공동 수상)이 선정됐다.

에릭 페디(NC 다이노스·투수), 양의지(두산 베어스·포수), 박병호(KT 위즈·1루수), 김혜성(키움 히어로즈·2루수), 허경민(두산·3루수), 오지환(LG 트윈스), 박찬호(KIA 타이거즈·이상 유격수),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좌익수), 박해민(중견수), 홍창기(우익수·이상 LG )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자는 트로피와 상금 200만원을 받았다.

수상자들은 입을 모아 수비상이 도입되길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들에게는 어떤 상보다 욕심나는 상이었다.

양의지는 "수비상이 신설되면 받고 싶었다. 받게 될 줄 꿈에도 몰랐는데, 초대 수상자가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혜성은 "처음 생긴 상이어서 욕심이 났는데 받게 돼 기쁘다"며 "많은 수비코치님들 중에 고등학교 때 수비를 가르쳐주셨던 코치님이 제일 생각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LG 오지환이 수비상(유격수)를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3.11.27. kkssmm99@newsis.com

오지환도 "수비상이 만들어지길 제일 먼저 기다렸다. 별명이 오지배라서 결정적인 실수를 했는데,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다. 가치 있는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수비는 내가 경기를 뛸 수 있는 이유이자 나의 큰 자부심"이라고 말한 허경민은 "초대 수상을 해서 영광스럽다. 상을 받을 수 있게 많은 펑고(수비 연습을 위한 타구)를 쳐주신 조성환 코치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수비 달인' 박해민은 재치 넘치는 소감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수비상이 신설돼 받고 싶었다. 중견수에 수비 잘하는 선수가 많아서 받을 수 있을까 싶었다"며 "투수들이 중견수 쪽으로 많이 타구를 맞아줘서 내가 더 빛났고,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다. 내년에 더 믿음을 주는 중견수가 될 테니 마음 놓고 타구를 보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onotforge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