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장관 "만화 웹툰, 이제 국가가 나서서 진흥하겠다"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이제 만화·웹툰 분야는 국가가 나서서 본격적인 진흥이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만화·웹툰 분야 관계자들과 만나 업계 지원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을 통해서가 아닌 직접 기구도 키우고 문체부 정책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정리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7일 서울 마포구 웹툰 제작사 재담미디어 사무실에서 웹툰 작가와 플랫폼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진행한 유 장관은 "거의 모든 드라마나 영화에 원천 콘텐츠에 웹툰, 만화가 많이 사용되고 오래전부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며 "정책 지원 등 문체부가 현장을 키울 수 있는 준비를 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웹툰계에서는 지원 이야기를 많이 안 하시네요? 다른 업계 간담회에서는 창작 지원 얘기가 가장 많은데 말이죠."
이날 유 장관이 짚어냈듯이 가장 중점이 된 이야기는 '불법 웹툰 사이트 차단'이었다.
웹툰 '머니게임'의 배진수 작가와 '지금 우리 학교는'의 주동근 작가 등 창작자를 비롯해 네이버웹툰, 카카오웹툰 등 웹툰 플랫폼까지 입을 모아 불법 웹툰 사이트 차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배진수 작가는 "불법 웹툰 사이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작가들은 너무나 험난한 길을 갈 것"이라며 "국내 게임이 전 세계에서 주목받던 시기에 불법 게임 사이트의 등장으로 산업 전체가 무너지고 20년이 지난 후에야 조금씩 살아났다"며 "그 위기감을 웹툰계에서도 같이 느끼고 있다. 특히 불법 웹툰 사이트의 경우에는 용량이 작아 서버 비용도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더욱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웹툰 등 플랫폼 업체에서는 "전담팀을 통해서 수십만개의 자료에 대해 삭제 요청을 하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한계가 있고 특정인을 잡아도 처벌은 벌금 몇백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정부 부처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유 장관은 "불법 사이트의 경우에는 계속해서 단속할 수밖에 없다"며 "네이버 등 플랫폼에서도 단속을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부처가 도와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으면 계속 이야기해달라"며 협력을 약속했다.
불법 사이트 외에는 최근 화두가 되는 인공지능(AI)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다.
참석 작가 가운데 가장 연장자인 '공포의 외인구단'의 이현세 작가는 "만화웹툰 AI 센터 설립이 필요할 것 같다"며 "신인이든 원로이든 최소한 자기 스타일의 그림을 가진 만화가에게 자신의 캐릭터를 AI 모델링할 수 있는 지원이나 AI가 가져오는 웹툰 창작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정서 카카오웹툰 총괄 대표는 "AI를 활용한 창작에 대한 윤리 기준은 정부 부처에서 제안해줘야 거기에 맞춰 준비할 수 있다"며 "사회적 합의가 빨리 이뤄져 창작자들이 AI를 무서워하지 않는 환경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유 장관은 연말에 발표 예정인 AI 저작권 가이드라인을 언급하며 "우리나라에서 AI 창작과 관련해 선제적으로 법적 테두리를 정리할 것이다. 관심을 갖고 대처하겠다"며 이들을 안심시켰다.
황남용 재담미디어 대표가 "만화·웹툰 분야에 대한 별도의 발전 유공 표창"을 제안하자 문체부에서 즉석에서 "만화·웹툰 분야에 대한 별도 시상식을 마련하겠다"고 수용하자 박수갈채가 나오기도 했다.
이 밖에도 유택근 튜유드림 대표, 이우재 케나즈 대표, 신일숙 한국만화가협회 회장,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 등이 참석해 오리지널 장르 웹툰 육성을 위한 지원, 만화의날 활성화, 새로운 만화 페스티벌 제안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윤양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만화·웹툰 TF를 구성해서 내년 4월까지 어떤 부분을 어떻게 확대할지 논의하겠다"며 관련해 계속해서 소통할 것을 약속했다.
끝으로 유 장관은 "웹툰 종주국으로서 페스티벌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시간이 필요한 문제지만 여러 도시에서 하고 있다면 사례 연구를 해서 그걸 모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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