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안아줘야지, 괴로웠을테니'...안은진 "내게도 큰 위로였다"
"한 여인의 굴곡진 일대기 담긴 '연인'...안 할 이유 없었죠."
배우 안은진 씨는 '길채' 그 자체다. 이제 그가 아닌 길채는 감히 상상이 되질 않는다.
YTN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드라마 '연인' 속 안은진 씨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안은진 씨는 병자호란 당시 조선이 배경인 이 작품에서 주체적인 성격을 지닌 애기씨 유길채를 연기했다. 전쟁 이후의 삶과 포로들의 속환 과정을 담은 서사로 호평 받았다. 무엇보다 남자 주인공 이장현(남궁민 분)과 유길채의 애틋하고도 슬픈 사랑 이야기가 뜨거운 화제였다. 마지막회는 최고 시청률 12.9%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인터뷰에서 안은진 씨는 "1년 가까이 전국을 돌며 촬영했다. 겨울에 시작해 겨울에 끝났다. 너무 추운 날 동굴에서 '방두네'의 출산 장면을 찍은 게 가장 고생한 순간이라 기억에 남는다. 저 역시 매번 뛰거나 묶이거나 끌려가거나 넘어지는 촬영이었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10년의 세월을 연기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연인'도 했는데, 앞으로는 못할 게 없다"며 웃었다.
상대역 남궁민 씨에 대한 존경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선배는 똑똑하고 디테일하다. 이렇게 찍으면 어떻게 나올지 다 아시더라. 제가 흔들릴 때마다 명확한 해답을 주셨다. '이렇게 디테일하게 작업하시니 늘 완성도 있는 작품이 나오는구나' 싶더라. 장현과 길채 연기 합은 모두 선배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안은진 씨는 "누가 봐도 하고 싶은 배역 아닌가. 초반 길채의 모습은 그저 귀여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병자호란을 겪은 후 한층 성숙한 연인으로서 생긴 변화가 잘 드러나길 바랐다. 감독님, 작가님과 자주 회의하면서 캐릭터를 잡아갔다. 길채 캐릭터가 잡히자 이후엔 극에 몰입하니 저절로 따라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 사이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은 대사는 바로 장현의 "안아줘야지. 괴로웠을테니"다. 청나라 포로였다가 속환 돼 다시 장현과 마주한 길채가 들은 말이다. 앞서 오랑캐에게 욕을 당했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버려진 길채에게, 장현은 이 대사 하나로 그간의 진심을 전했다.
안은진 씨는 "길채가 이 멘트로 지금까지 달려온 것에 대해 위로를 받았을텐데, 제게도 그랬다. 모진 촬영 환경을 이겨낸 스스로에게도 해주고 싶은 대사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닿을 듯 닿지 않는 두 사람의 멜로 서사를 보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안은진 씨 역시 "안타까웠다"고 전하면서도 "'몹시 그리워하고 사랑한 연인'이라는 제목은 극이 끝으로 갈수록 명확해졌다. 시대적 배경 탓에 두 사람이 쉽게 이어지지 못했다. 나중엔 남궁민 선배와 서로 눈만 마주치면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현대물이었다면 그렇게 까지 절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 장현이 극중 2번이나 기억상실에 걸린다는 설정에 대한 아쉬움의 평도 많았다. 이에 안은진 씨는 "결말은 100점이었다고 생각한다. 너무 마음에 든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처음 기억상실에 걸렸을 때 의원이 '영영 기억을 잃을 수도 있다'고 한 말이 나름의 복선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기억상실 소식을 들었을 때 오히려 그래서 충격이 덜 했다. 처음이었다면 길채가 너무 당황스러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말 MBC '연기대상'에서 기대하는 상에 대해 묻자 안은진 씨는 "장현 도령과의 '베스트 커플상'이 욕심난다. 캐릭터간의 호흡이 좋았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YTN 공영주 (gj9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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