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속 한 구석 차지할 것 같아…” 페디와 신민혁의 아름다운 우정 [시상식 이슈]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3. 11. 27. 1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민혁(NC 다이노스)은 내 마음 속 한 구석을 차지할 것 같다.”

슈퍼 에이스 에릭 페디가 신민혁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페디는 2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KBO 시상식에 참석해 최우수선수(MVP)를 비롯해 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 수비상을 휩쓸었다.

시상식에 참여한 페디가 신민혁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시상식에서 무려 5개의 상을 휩쓴 페디. 사진(소공동 서울)=이한주 기자
올해 그는 말 그대로 KBO리그를 폭격한 슈퍼 에이스였다. 30경기에 출격해 20승(1위) 6패 209탈삼진(1위) 평균자책점 2.00(1위)을 작성, 앞서 선동열(해태 타이거즈·1986, 1989~1991)을 비롯해 류현진(한화 이글스·2006년), 윤석민(KIA 타이거즈·2011년)만 써냈던 트리플크라운의 위업을 세웠다.

또한 페디는 1986년 선동열(해태·24승 214탈삼진) 이후 37년 만이자 통산 5번째(1983년 장명부·삼미 슈퍼스타즈·30승 220탈삼진, 1984년 최동원·롯데 자이언츠·27승 223탈삼진, 1985년 김시진·삼성 라이온즈·25승 201탈삼진, 1986년 선동열) 한 시즌 20승-200탈삼진을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단순히 성적만 좋은 것이 아니었다. 그는 시즌 초 더그아웃에 NC 타자들이 홈런을 친 뒤 사진을 찍어 게시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냈고, 본인의 사비로 게시판을 구매, NC 더그아웃의 좋은 분위기를 이끌었다.

아울러 페디는 같은 팀 동료 신민혁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2018년 2차 5라운드 전체 49번으로 NC의 지명을 받은 신민혁은 제구력 및 경기 운영이 강점으로 꼽힌 우완투수다. 지난해까지 73경기(선발 55번)에서 15승 18패 평균자책점 4.66을 마크했다.

다만 올 시즌 초반에는 좋지 못했다.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이며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이로 인해 시즌 중반에는 퓨처스(2군)리그에서 재조정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올해 성적은 29경기(122이닝) 출전에 5승 5패 평균자책점 3.98이었다.

그랬던 신민혁은 가을 들어 완전히 달라진 투수가 됐다. 정규리그 최종전이었던 10월 1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이 시작이었다. 당시 그는 단 48개의 공을 뿌리며 5이닝을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상승세는 계속됐다. 10월 22일 SSG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2이닝 4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그는 10월 31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KT위즈 타선을 상대로 6.1이닝을 1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는 쾌투를 선보였다.

이후 신민혁은 NC의 가을야구 마지막 경기였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는 4.1이닝 3피안타 1탈삼진 2실점하긴 했으나, 4회까지는 완벽투를 선보이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페디의 투구 폼을 벤치 마킹해 성장한 신민혁. 사진=김영구 기자
페디와 신민혁은 아름다운 우정을 선보였다. 사진=김영구 기자
이 같은 신민혁의 기량 향상에는 페디의 도움이 있었다. 페디는 그를 위해 아낌없는 조언을 해줬고, 신민혁은 이를 잘 받아들였다. 디딤발의 위치에 변화를 줬고, 페디의 투구 시작 동작을 따라해 불필요한 행동을 줄였다. 이러한 신민혁을 향해 페디는 시상식이 끝나고 진심을 전했다.

페디는 “신민혁은 내 마음 속에 한 구석을 차지할 것 같다. 민혁이는 메카닉적인 부분에서 봤을 때 반복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다”며 그런 부분에서 조언을 좀 해줬고, 신민혁이 너무 잘 받아 들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NC가 이번 포스트시즌에 신민혁이 없었으면 다른 행보를 걷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민혁이는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신민혁을 제외하고도 페디는 NC의 모든 선수들과 형제가 됐다. 이를 위해 그는 부단히 노력했다고. 페디는 ”(스프링캠프 초반에) 야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아웃사이더라는 느낌을 받았다. 새로운 환경이고 언어라는 장벽도 있었다“며 ”하지만 팀이 나를 좋아하게끔 만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었다. 형제같은 존재가 되서 너무 기쁘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특히 페디는 김시훈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누가 가장 생각나냐는 질문에 그는 ”정말 많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라며 ”굳이 한 명을 골라야 한다면 김시훈인 것 같다. 김시훈은 처음 만났을 때 언어의 장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배우려고 노력했다.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던) 투산에서 같이 식사를 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죽을 때까지 제일 친한 친구로 생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페디는 자신의 추후 계획에 대해 ”NC랑 이야기를 해봐야 될 것 같다. 이후 다른 팀들이랑 이야기를 할 텐데 어떤 선택을 내리든 가족을 먼저 우선시하고 이 선택이 옳게끔 선택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당연히 (NC와 먼저) 이야기를 해야한다. NC라는 팀 자체는 많은 팀 중 정말로 우월한 단체라고 생각한다. 마음 속에 항상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진심을 전했다.

시상식에서 5개의 상을 휩쓴 페디. 사진(소공동 서울)=김영구 기자
소공동(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