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뉴스, 2009 대한늬우스, 2023 ‘땡윤뉴스’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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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반까지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려면, 본영화 전 상영되는 대한뉴스와 문화영화 '패키지'를 의무적으로 관람해야 했다.
문화영화는 국민 계몽과 교육을, 대한뉴스는 나라 안팎 소식과 정부 홍보를 다뤘다.
2009년 유인촌 장관의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늬우스 4대강 살리기' 영상 두편을 제작해, 전국 52개 극장 190개 상영관에서 상영을 시도했다.
2023년 공영방송에서 30년 전 '대한뉴스'의 기시감을 느끼는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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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1990년대 초반까지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려면, 본영화 전 상영되는 대한뉴스와 문화영화 ‘패키지’를 의무적으로 관람해야 했다. 1963년 개정된 영화법은 애국심 고취라는 취지 아래 두 영화의 극장 동시상영을 강제했다. 문화영화는 국민 계몽과 교육을, 대한뉴스는 나라 안팎 소식과 정부 홍보를 다뤘다.
국가기록원 누리집 설명을 보면, 대한뉴스는 1945년 미군정청에서 제작해 공개한 ‘조선시보’를 출발점으로 한다. ‘조선시보’는 당시 광복을 맞은 군중의 모습과 미군의 도착, 상해임시정부 요인들이 귀국하는 모습 등의 영상기록을 남겼다. ‘조선시보’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대한전진보’로 개명됐고, 한국전쟁 발발로 제작이 잠시 중단됐다가 1952년 ‘대한뉴-스’로 바뀌어 재개됐다. 이후 ‘대한늬우스’(1954년) ‘대한뉴우스’(1960년) ‘대한뉴스’(1978년) ‘시네마순보’(1980년 3월) ‘대한뉴스’(1980년 5월) 등으로 간판이 바뀌었다.
한국 현대사의 주요 장면과 사회·문화상을 영상기록물로 남겼다는 의미는 있지만, 정부가 제작하다 보니 독재정권의 ‘나팔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텔레비전 보급이 일반화되고 일방적인 정권 찬양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1994년 12월31일 2040회를 끝으로 제작이 중단됐다.
‘대한뉴스’를 잠시나마 부활시킨 것은 이명박 정부다. 2009년 유인촌 장관의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늬우스 4대강 살리기’ 영상 두편을 제작해, 전국 52개 극장 190개 상영관에서 상영을 시도했다. 정부는 개그맨들이 4대강 사업에 대해 대화하는 ‘코믹 정책홍보 영상’이라고 설명했지만, 관제홍보 부활 등 거센 비판에 부딪혀 중단해야 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듯했던 ‘대한뉴스’가 최근 다시 호명되고 있다. 한국방송(KBS)은 지난 21일 ‘뉴스9’의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 공식환영식 리포트에서 황금마차 등이 동원된 의전행사를 무려 5분36초에 걸쳐 소개해 빈축을 샀다. 한국방송은 정부 행정전산망 마비로 혼란이 빚어졌던 17일에도 윤 대통령 순방 소식을 첫번째 소식으로 다뤘다. 최경진 한국방송 시청자위원장은 ‘황금마차’ 보도와 관련해 “60~70년대 ‘대한뉴스’에서나 들을 수 있었던 표현”이라고 했다. 2023년 공영방송에서 30년 전 ‘대한뉴스’의 기시감을 느끼는 시절이다.
최혜정 논설위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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